SK바이오사이언스는 비강에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의 감염을 전방위적으로 예방하는 혁신적인 형태의 의약품 개발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이 지원한 연구개발비를 통해, IAVI(국제에이즈백신추진본부) 및 IPD(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 등 해외 연구기관들이 협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제 공조를 통해 개발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후보 물질은 ‘비강 스프레이’ 방식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편리하게 방역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강 분사 시 코 안쪽에 보호막을 형성해 바이러스가 우리 몸 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원리로 소규모 형태의 단백질이 바이러스 침투를 교란시켜 감염을 예방한다.

비강 스프레이는 여러 감염성 질환에 폭넓게 적용 가능하고 예방과 함께 치료 효과도 볼 수 있어 2020년 9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되며 주목받은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제품이 상용화되면, 이번 팬데믹 확산 방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마스크와 같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의약품은 상온 보관이 가능해 제조 및 유통이 쉽고, 다회 투여(multi-dose) 제형으로 여러 번 사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긴급한 보건 상황에서 경험한 백신의 공급 편중을 해결하고 선제적인 글로벌 방역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BMGF는 IAVI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중 220만달러(26억5000만원)를 IAVI로부터 초기 비임상 개발비로 우선 지원받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금액을 후보물질의 발굴 및 생산을 위한 초기 공정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프로젝트의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미국 워싱턴대학교(UW) 산하 기관인 IPD와도 협력키로 했다.

IPD는 ‘자체 결합 나노입자’ 디자인 기술을 활용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GBP510’을 공동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주도할 데이비드 베이커 IPD 박사는 워싱턴 약학대 생화학 교수로 500건 이상의 논문 발표와 100건 이상 특허 승인 등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단백질 디자인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는 현재 이번 프로젝트의 후보물질 개발과 동물 실험을 진행 중에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PD가 연구 개발중인 후보물질의 기술을 이전 받아, 이미 초기 공정에 대한 개발 및 연구에 돌입했으며 비임상 및 임상을 위한 후보물질을 생산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AVI, IPD와 함께 비강 스프레이를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플랫폼으로 구축해 활용 범위를 광범위하게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차별화된 바이러스 감염 예방 및 치료법을 확보하게 되면, 계속해 진화하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인류에 위협이 될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다양한 국제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고, 이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 또한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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