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수 년째 적자구조를 이어온 가운데 거래 수수료를 이용자에게 돌려준다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플랫폼 성장에 기여한 이용자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블록체인 정신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수수료 수익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코빗이 모범 사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0일 코빗은 업계 최초로 수수료 혁신에 나선다고 밝혔다. ‘메이커 인센티브’와 ‘데일리 보너스’ 서비스를 개시, 이용자에게 원화(KRW) 포인트를 지급한다.

코빗은 거래 규모의 0.15%를 수수료로 책정해 왔다. 앞으로는 지정가와 시장가 주문에 대해 수수료 정책을 달리한다. 메이커 인센티브는 메이커 주문, 즉 지정가 주문으로 체결한 금액의 0.05%를 KRW 포인트로 지급하는 서비스다. 메이커 주문이란 주문 즉시 체결되지 않고 오더북(호가창)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예약 주문이다.

만약 비트코인(BTC)이 5500만원이 되면 1000만원 어치를 사겠다고 미리 예약한 주문이 체결될 경우, 거래 규모의 0.05%인 5000원을 KRW 포인트로 돌려주는 식이다. 지급받은 KRW 포인트는 거래를 체결할 때 마다 코빗웹·애플리케이션(앱) 내 리워드 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인트는 자동으로 자산에 합산된다.

테이커 주문, 즉 시장가 주문 거래는 0.2%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기존 0.15%보다 0.05%포인트 오른다. 가상자산 거래는 대부분 지정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들 대부분은 KRW포인트를 지급받을 전망이다.

데일리 보너스는 고객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KRW포인트에 대해 연 1%의 KRW 포인트를 매일 지급하는 서비스다. 본인인증과 신한은행 계좌 인증을 완료한 회원에 한해 보상 산정 시점인 매일 0시 기준으로 직전 30일간 누적 거래 횟수가 최소 3회 이상, 누적 거래액은 10만 원 이상일 경우 지급 가능하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데일리 보너스와 메이커 인센티브를 통해 이용자들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얻으며 가상자산을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이용자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거래소로서 새로운 거래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코빗은 지난해 수수료 수익으로 226억원을 거뒀다. 2017년 610억원의 영입이익을 거둔 이후 2018년 76억원, 2019년 136억원, 2020년 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