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적 ‘상폐’ 앞에 뭉친 쌍용차 노사, “4100억원 휴지조각 막아라”

이민우 기자
입력 2022.04.22 06:00
쌍용자동차 노사가 ‘상장폐지 위기’라는 공동의 적 앞에 뭉쳤다. 2021년 부여된 개선 기간 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다수 인수 후보자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재매각 절차 완수까지 만이라도 개선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것이다. 쌍용차가 상장폐지될 경우 현재 거래중지인 쌍용차 시가총액 4100억원 상당은 휴지조각으로 변모하게 된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21일 KRX한국거래소(이하,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의 개선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탄원서와 청원서를 제출했다.

쌍용차가 올해 존속능력 불확실성을 사유로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데다, 회생계획안이 에디슨모터스의 대금 미납으로 인가 되지 못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21일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개선기간 추가 연장을 위한 탄원서·청원서를 제출한 쌍용차 노조 / 이민우 기자
쌍용차는 앞서 2021년 4월 25일부터 올해 4월 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바 있다. 기존에 부여된 1년간의 개선기간이 지난 만큼, 25일까지인 개선기간 동안 이행된 내역과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해 심의를 신청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공시위원회의 상장폐지 여부 심의를 거쳐 1년 이내 개선 기간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 만약 개선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않고 상장폐지를 절차를 밟을 경우, 쌍용차 시가총액 4151억원 상당과 5만 소액주주 주식의 상당수는 휴지조각이 된다. 쌍용차와 연관된 협력부품사를 포함한 관련 노동자 20만명 일자리도 위협받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2021년과 달리 관심을 보이는 인수 기업이 많은 만큼, 재매각 절차만 정상적으로 밟는다면 상장폐지 사유인 자본잠식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KG그룹과 쌍방울그룹 등이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에 인수의향서를 전달한 상태다.

박장호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재매각을 통해 쌍용차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 새로운 납입 자본이 생기는 만큼, 자본잠식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며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재매각 추진 승인을 받은데다, 인수 의향도 지난해보다 활발한 상태기에 상장폐지요건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쌍용차 사측도 노조에 이어 재매각을 기본 골자로 개선 계획을 담은 이의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노조, "노사 과거 관계 아니야…소통·대화로 난관 돌파"

왼쪽부터, 한상국 쌍용차 노조수석부위원장과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 박장호 쌍용차 생산본부장 / 이민우 기자
쌍용차 노조는 기업존속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전 부분에서 사측과 한 몸으로 움직인다는 태도다. 코란도 이모션과 J100, KR10 등 쌍용차 미래 포트폴리오를 책임질 차량 모델이 예정에 맞춰 출시될 수 있도록 하고, 추후에도 최대한 소통과 대화로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을 밟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쌍용차 노조는 2009년 이후 13년 동안 무쟁의·무파업을 이어왔고, 이번 쌍용차 재매각 부분에서도 노사가 따로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절반의 인원들이 무급 휴직을 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2년 동안 수행하고 있고, 현장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J100 출시 등을 문제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강성 노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도 과거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쌍용차 노조와 파업을 엮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쌍용차 회생 계획 핵심 전동화 현황은…해외 ‘가성비’ 반응은 긍정적

코란도 이모션 / 쌍용자동차
쌍용차 회생 계획 핵심 중 하나인 전동화 전환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코란도 이모션이 출시됐지만, 추가적인 전동화 모델 출시가 시급하다. 첫 전동화 모델인 코란도 이모션도 배터리 공급사인 LG측과의 아직 협상을 진행중인 상태로, 공급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신 코란도 이모션에 대한 해외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은 점은 긍정적이다. 코란도 이모션의 해외시장 초도물량이 가성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독일권에서는 이미 완판됐다. 스페인 등에서도 추가 물량을 요청하고 있다. 배터리 공급 문제로 추가 물량 인도가 늦어지고 있지만, 문제가 해결될 경우 전동화 모델 판매가 빠르게 늘어날 수도 있다.

박장호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이모션을 보듯 전동화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배터리 공급 문제로 이모션의 원활한 공급이 못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며 "이후 J100 등 다른 모델에 대한 전동화 계획도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50% 이상을 전동화하겠다는 계획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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