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에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이다. 2021년 말 자회사로 편입된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솔리다임) 매출이 더해진 효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7일 올해 1분기에 매출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영업이익률 24%)을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 SK하이닉스
2021년 1분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16%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1분기보다 2배 늘어난 1조9829억원(순이익률 16%)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반도체산업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8조7197억원)보다 3조원 이상 많다. 영업이익도 1분기 기준으로 2018년 1분기(4조3673억원) 다음 규모다.

시장의 예상보다 메모리 제품 가격 하락 폭이 작았고, 지난해 말 자회사로 편입된 솔리다임의 매출이 더해진 효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공급망 불안 등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일부 정보통신(IT) 제품의 소비가 둔화했다"며 "하지만 고객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고 수익성 관리에 집중한 덕분에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과거 판매된 일부 D램 제품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해 이에 따른 비용을 회계상 인식하기로 했다. 회사는 원인 분석을 마쳤고 고객 협의를 거쳐 제품 교환 등 보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소요될 비용을 추산해 3800억원 규모의 일회성 판매보증충당부채로 1분기에 회계처리를 한다.

1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긴 했지만, SK하이닉스는 기술개발과 차세대 제품 생산 등 사업 일정이 예정대로 잘 진행돼 향후 실적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SK하이닉스 측은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 제품의 수율을 높이며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1분기가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의미 있는 실적을 올렸다"며 "최근 서버 제품 수요가 커지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장비 수급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공정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지속해서 높여 고객 수요를 맞춰가는 데 차질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 활동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사외이사 후보를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관점에서 여성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선임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