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를 대표하는 부품 기업인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이 애플과 테슬라 등 잘나가는 고객사를 둔 덕에 올해 1분기 각각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 모두 자사 계열사가 아닌 외부 고객의 수혜를 본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LG이노텍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671억원으로 2021년 동기보다 5.8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3조9517억원으로 2021년 동기 대비 28.71% 증가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 모듈과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견조한 수요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부족,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 속에서 1분기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테슬라로 향하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급증한 것이 시장 전망을 웃도는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실적 발표회를 열고 올해 1분기에 매출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매출은 2021년 1분기 대비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주로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꾸준히 늘릴 계획도 드러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매년 20GWh(기가와트시)씩 확대해 올해 말 60GWh를 확보할 계획이다"라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뉴폼팩터를 포함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원통형 배터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주요 고객사 중 한곳임에도 ‘어닝쇼크’급 실적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 매출의 40%쯤이 애플과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83억원으로 2021년 동기보다 92.6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6조471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98% 감소했다. 순이익은 543억원으로 79.6%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2021년 프리미엄 자동차 내 OLED 수주 확보를 통해 전반적으로 OLED 수주잔고가 30% 이상을 차지한다"며 "수주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OLED를 지속 늘려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LG 계열사는 아니지만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둔 SK하이닉스도 이날 역대급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27일 올해 1분기에 매출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영업이익률 24%)을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1분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16%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1분기보다 2배 늘어난 1조9829억원(순이익률 16%)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반도체산업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8조7197억원)보다 3조원 이상 많다. 영업이익도 1분기 기준으로 2018년 1분기(4조3673억원) 다음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 이상 애플에 모바일용·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해 온 주요 협력사다. 메모리반도체는 아이폰의 핵심 부품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