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후자’가 ‘전자’를 이겼다. 28일 삼성전자 공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9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3%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를 합한 영업이익은 8000억원에 그쳤다.

삼성 후자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계열사 직원들이 자조적으로 칭한 표현이다. 삼성전자와 계열사 임직원의 차별적 처우와, 전자의 눈치를 봐야하는 계열사의 상황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패널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패널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7조9700억원, 영업이익 1조900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을 중심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2021년 1분기(3600억원)보다 흑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의 판매 호조, 게이밍 등 신규 응용처 판매 확대로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 패널은 QD 디스플레이 생산 수율이 예상보다 빨리 안정화된 가운데 Q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모니터를 출시했다.

TV와 냉장고·세탁기 등을 판매하는 삼성전자 VD·생활가전 부문 매출은 15조4700억원,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9.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8.6% 줄었다.

네오(Neo) QLED, 초대형 고부가 TV,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반면 영업이익은 글로벌 물류비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1조1000억원)보다 줄어든 8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소형 패널의 경우 거시경제 요인에도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게이밍 등의 수요 영향으로 전년 대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패널은 Q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 출시로 매출 증가와 적자폭 축소가 전망되며, LCD 생산은 예정대로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하반기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소형의 경우 폴더블 제품이 확대되고 IT·게임·자동차 등 신규 응용처에 OLED 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은 QD 디스플레이를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수익성 개선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2분기 VD 부문은 시장 수요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새롭게 출시한 네오 QLED, 더 프리스타일 등 신모델 판매를 본격화하고 프리미엄 수요를 선점해 매출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반기 VD 부문은 성수기를 맞아 네오 QLED 8K, 라이프스타일 TV 등 차별화 전략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마이크로 LED, 게이밍 전용 스크린 오디세이 아크 등 혁신제품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