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 체험 공간인 '데이코 하우스'를 최근 새단장해 오픈했다. 기존 데이코 가전뿐 아니라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편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주방가구와 일체화 된 '트루 빌트인(True Built-in)' 장점이 돋보이는 최상위 브랜드 데이코의 가치를 제대로 알린다. 같은 공간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비스포크의 프리미엄 라인 ‘비스포크 인피니트’를 동시에 소개하며 양 브랜드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의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9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찾아 데이코 제품을 점검한 모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9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찾아 데이코 제품을 점검한 모습 / 삼성전자
데이코는 삼성전자가 2016년 9월 1억5000만달러(1600억원)에 인수한 미국 고급 빌트인 브랜드다. 세계 빌트인 시장 진출 과정에서 초기 투자 부담을 느낀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現 고문)이 인수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4월 데이코를 국내시장에 처음 선보인 후, 2019년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4·5층)에 데이코 하우스를 열었다. 올해 개관 4년 차를 맞이해 새단장한 데이코 하우스를 직접 방문했다.

데이코 하우스 4층에 마련된 ‘데이코 존’은 불탑(Bulthaup)·보피(Boffi)·포겐폴(Poggenpohl)·다다(Dada)·지메틱(SieMatic)·라이히트(LEICHT) 등 주방가구와 데이코 가전이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이다. 명품 가전과 명품 가구가 만나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삼성전자 직원이 2일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에서 데이코 와인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삼성전자 직원이 2일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에서 데이코 와인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1도어 형태의 컬럼(Column) 냉장고와 상부 냉장실 문이 양쪽으로 열리는 T타입 냉장고, 인덕션, 후드, 오븐, 식기세척기 등 제품이 실제 집처럼 꾸며진 공간 속에 배치됐다. 손잡이를 당기지 않고 살짝 밀기만 해도 문이 열리고 2초 뒤 자동으로 닫히는 컬럼 냉장고의 기능이 돋보인다. 인덕션의 '콰트로 플렉스 존'은 넓은 그릴팬이나 작은 밀크팬 등 다양한 조리기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후드는 블루투스로 연동돼 인덕션을 작동하자마자 자동으로 작동돼 편리하다.

T타입 냉장고 가격은 2200만원, 컬럼 냉장고는 1000만~1500만원, 와인 냉장고는 1500만원이다. 초고가 라인업이다. 조리기구도 오븐은 종류에 따라 360만~1000만원에 달하며, 인덕션은 490만원, 후드와 식기세척기는 각각 300만원 수준이다. 옵션없이 데이코 기본 제품으로만 주방을 꾸리면 비용은 5000만원대에 육박한다. 주방가구 업체와 협업한 구성으로 구매할 경우 ‘억’ 소리가 날 수 있다.

삼성전자 직원이 2일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 내 ‘인피니트 존’에서 비스포크 인피니트 오븐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삼성전자 직원이 2일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 내 ‘인피니트 존’에서 비스포크 인피니트 오븐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삼성전자는 이 건물 5층에 실제 데이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데이코 고메 클럽’ 두 곳 중 한 곳을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체험할 수 있는 ‘인피니트 존’으로 재구성했다. 인피니트 존은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씨가 아침의 고요함을 연상시키는 '모닝 캄(Morning Calm)'과 저녁이 주는 편안함이 매력적인 '이브닝 칠(Evening Chill)'의 두 가지 테마, 4가지 코너로 공간을 조성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전히 데이코만의 공간이던 데이코하우스 한켠에 비스포크 인피니트를 진열한 것은 주방가구와 완벽히 일체화 한 트루 빌트인에 대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함이다"라며 "국내 주방 환경상 트루 빌트인을 실현하기 힘든 가정에는 비스포크 인피니트라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 내 ‘데이코 존’ 모습 / 이광영 기자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 내 ‘데이코 존’ 모습 / 이광영 기자
삼성전자는 과거 초고가 빌트인 가전을 원하는 ‘리치 마켓’에 데이코를, 바로 아래 ‘프리미엄 마켓’에 셰프컬렉션을 활용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비스포크 브랜드의 성공으로 삼성전자 주방가전이 사실상 비스포크 올인 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코 하우스 내 비스포크 인피니트 전시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프리미엄 주상복합 아파트와 리조트 등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중심으로 데이코 사업을 확대 중이다. 나인원 한남, 용평리조트 아폴리스 콘도,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워커힐 포도빌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 부산 협성휴포레 294세대 전체에 데이코 가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이코의 국내 판매는 B2B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데이코 하우스 새단장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해 B2C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