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014년 1분기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점유율인 28%로 2위를 기록했다. LG전자의 빈자리는 모토로라 등 중국 계열 제조사가 차지했다.

2021·2022년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을 나타내는 그래프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1·2022년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을 나타내는 그래프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2년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47%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4일 밝혔다.

애플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포인트 하락했지만, 신제품 판매 비중이 전체 아이폰 판매량의 과반을 차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애플이 2021년 하반기 선보인 아이폰13 시리즈 판매량은 전체 아이폰 판매량의 80%를 기록했다. 애플의 매출은 140억달러(17조7002억원)를 넘겼다.

2위는 28%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3%포인트 점유율이 상승하며 현지 시장에서 2014년 1분기 이후 해당 분기 기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2월 선보인 주력 기종인 갤럭시S22 시리즈와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가 모두 시장에서 호응을 얻은 결과다.

3위부터는 중국 계열인 모토로라(12%)와 TCL(3%), 원플러스(2%) 등이 차례대로 순위에 올랐다. 이들 제조사는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점유율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모토로라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었다. 미국을 주력 시장으로 두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생긴 빈틈을 노린 효과다.

매튜 오르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모토로라는 공격적으로 존재감을 키우며 2021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에 오른 데 이어 2022년 1분기 시장 점유율은 12%를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2분기 모토로라는 새로운 G 시리즈인 모토G 스타일러스 5G 2022와 모토G 5G를 출시하며 5G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총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 프리미엄 모델 판매가 2021년 4분기 이후 둔화하면서 지속된 공급난이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시장 상황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설명이다. 현지 5G 수요 증가도 긍정 요소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2022년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세이나 2021년 1분기에 각종 요인이 겹치며 수요가 이례적으로 늘었던 것을 고려하면 시장 위축 조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모리스 클래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아시아 일부 지역에 락다운이 있지만 현재까지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며 ""올해 2G 및 3G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대규모 네트워크 이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통신사가 수백만명의 가입자를 LTE 또는 5G 스마트폰으로 이동시켜야 하므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확실히 증가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대만 반도체 설계 회사인 미디어텍이 미국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디어텍은 2022년 1분기 안드로이드 단말 점유율에서 37%를 달성했다. 앞으로 저가형 LTE와 5G 지원 단말이 미디어텍 칩셋을 채택하는 비중을 늘리면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클래인 연구원은 "최근 모토로라와 AT&T, T모바일, 부스트의 화이트 레벨 기기와 삼성전자의 일부 기기가 퀄컴에서 미디어텍으로 (칩셋 제조사를) 옮겼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