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기업 하이크비전에 고강도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하이크비전은 CCTV를 비롯한 영상 감시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하이크비전 홈페이지 화면 / 하이크비전 홈페이지 갈무리
하이크비전 홈페이지 화면 / 하이크비전 홈페이지 갈무리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카메라와 감시 시스템 제조업체인 하이크비전을 특별 지정 제재 대상(SDN)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SDN으로 지정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의 회사나 개인과 교역을 할 수도 없으며 자본거래 역시 금지된다.

하이크비전은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억압하는 데 사용하는 감시 카메라를 제공하는 등 인권탄압에 조력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하이크비전의 주가는 연휴 전인 29일 42.50위안(8000원)에서 38.24위안(7200원)까지 떨어졌다.

하이크비전은 이미 2019년에 미국에 의해 7개의 다른 중국 기술 대기업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오른바 있다. 하지만 추가 제재로 미국 기업과 비즈니스를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현재 미국 정부가 고려 중인 제재는 미국인들이 하이크비전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들에도 영향을 끼친다.

미국은 이미 동맹국들에 하이크비전에 대한 추가 제재와 관련한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크비전의 고객사가 180여개국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새로운 강력한 제재가 중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전쟁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기술 회사가 SDN 목록에 추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기업과 정부가 카메라 제공업체와의 관계를 재고해야 하므로 하이크비전은 장기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이크비전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성능 좋은 카메라를 생산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서방의 연이은 제재에 성장이 불투명해졌다.
앞서 영국 정부 역시 하이크비전에 제재를 가할 움직임을 보인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가 있었다. 앞서 4월 영국 정부의 폐쇄 회로 TV(CCTV) 사용 실태를 감독하는 독립기구는 영국 내각부와 내무부에 대해 하이크비전의 감시카메라 장비를 계속 구매할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하이크비전의 감시용 카메라는 영국에서만 130만대이상 설치돼 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