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의 핵심 자금줄이였던 에디슨EV가 먹튀 논란에 이어 ‘파산 소동’까지 휩싸였다. 에디슨EV가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이번 소동으로 인해 쌍용차 인수 재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6일 에디슨EV 관계자는 채권자들의 파산 신청과 관련해 "대금 미납과 관련한 채권자들이 아닌 에디슨EV에 기술 투자를 한 채권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방안으로 법원에 파산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에디슨EV는 4일 공시를 통해 채권자 8명의 파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채권액은 36억원이다.

에디슨EV 세종공장/에디슨EV 홈페이지
에디슨EV 세종공장/에디슨EV 홈페이지
에디슨EV 관계자는 "회사 법무법인이 대응을 하고 있다"며 "채권자들과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합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법원이 에디슨EV 파산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에디슨EV의 시가 총액은 3000억원 이상이다. 또 부채가 자산을 넘지 않는 등 해당 채권 금액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소동으로 인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재추진 동력이 사실상 상실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의 관계자이자 상장사로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의 핵심축이었다. 에디슨EV가 포함된 에디슨컨소시엄이 매각 대금을 입금하지 못해 인수・합병(M&A)가 무산된 이후 에디슨모터스 측은 쌍용차 재매각을 막기 위해 법적대응에 돌입했다.

특히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는 쌍용차 관리인을 상대로 매각절차 진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법원이 이달 중 매각절차 진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파산 논란이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진 상장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금융감독원의 칼끝이 에디슨EV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전 참여 이후 주가가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대주주 투자조합이 에디슨EV의 주식을 대부분 처분하고 차익 실현해 ‘먹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에디슨모터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생법원이 쌍용차 재매각 절차를 시작했기 때문에 에디슨모터스도 쌍용차 관련 소송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여기에 에디슨EV 파산 논란이 법원에 판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여러 악재가 겹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며 "쌍용차는 포기하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앨비엔티 등 4개 기업에 대한 예비실사를 마무리했다. 4개 기업 모두 스토킹 호스 방식의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토킹 호스는 수의계약을 통해 우선매수권자를 먼저 선정한 이후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하는 것이다. 만약 다른 경쟁자들의 입찰가격이 우선매수권자가 제시한 금액 이하일 경우 우선매수권자가 최종 인수자가 된다. 우선매수권자보다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기업이 있을 경우 우선매수권자에게 재검토 기회를 부여해 두 곳 중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이 최종 입찰자로 선정된다.

재매각 절차가 이상없이 진행될 경우 이르면 이달 말경에 우선 매수자와 조건부 투자결정 체결, 6월경 공개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