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악몽’ 반복 위기 LGD, OLED 전환 속도

이광영 기자
입력 2022.05.07 06:00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한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 OLED 투자는 예정보다 늘리는 반면 LCD 패널 생산은 축소할 계획이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OLED 시장 수요에 맞춰 적기 투자에 나선 동시에 LCD 패널 가격 하락세에 선제 대응하기 위함이다.

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베트남 하이퐁 공장에 OLED 모듈 라인 증설을 위한 투자액을 기존 14억달러(1조6000억원)에서 15억달러(1조8700억원)로 늘리는 채무보증을 승인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OLED TV용 패널 모듈 라인 증설은 물론 현재 공급 중인 물량보다 늘어나는 아이폰14 등 스마트폰용 모듈 라인과 각종 IT 기기에 납품하는 중소형 아몰레드(AMOLED) 라인이 추가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베트남 하이퐁 공장 / LG디스플레이
OLED로 발빠른 전환 움직임은 LG디스플레이가 3년 전 겪은 ‘LCD 악몽’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액만 2조2000억원을 넘겼다. OLED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영향도 있었지만, 중국발 LCD 공급 과잉으로 인한 여파가 결정적이었다.

정호영 사장은 2019년 9월 취임 직후 임직원 희망퇴직 절차에 이어 임원과 조직의 25% 감축을 시행했다. 2020년 3분기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또다시 ‘어닝쇼크’급 실적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조471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큰 차이 없었지만, 영업이익이 383억원으로 2021년 동기보다 92.67% 급감했다. 회사 입장에서 떠오르기 싫은 기억이 소환된 것은 어닝쇼크의 주요 원인이 LCD 패널 가격 하락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LCD TV용 패널 생산량을 올해 상반기보다 최소 10% 이상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5월부터 중국 광저우, 경기 파주 LCD TV 패널 라인에서 유리 기판 투입량을 줄이며 감산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이 여전히 LCD 사업의 흥망성쇠에 좌지우지된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매출에서 LCD 비중은 여전히 70%에 육박한다. 섣불리 LCD 사업을 철수했다간 당장 매출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LCD 매출 비중이 5%쯤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노선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실적개선 키워드를 살펴보면 대형 OLED는 ‘삼성전자’, 중소형 OLED는 ‘애플’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부터 대형 OLED 출하량이 확대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적으로 대형 OLED 고객과 제품군을 확장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삼성전자와 OLED 패널 협상 진전이 관건이다. 중소형 OLED 부문에선 하반기 모바일용 신모델 공급을 확대하고, 하이엔드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애플과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XR(확장현실)용 기기 사업, 폴더블폰, 차기 플래그십 등에서 공급량 확대가 향후 실적 개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OLED 패널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도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요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020~2021년 프리미엄 자동차 내 OLED 수주가 늘어나면서 현재 OLED 수주잔고의 30% 이상이 차량용 OLED다"라며 "수주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차량용 OLED 공급을 지속 늘려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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