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2022년 시·청각 장애인용 TV 무료 보급사업을 맡는다. 2020년부터 3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반면 LG전자는 2018~2019년 사업자로 선정된 후 잇달아 고배를 마시는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저소득층 시·청각 장애인의 방송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시각·청각 장애인용 TV를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각·청각장애인 TV 담당자와 시각 장애 임직원 / 삼성전자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각·청각장애인 TV 담당자와 시각 장애 임직원 / 삼성전자
9일 시청자미디어재단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3년 연속으로 TV 보급사업의 공급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은 화면 크기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40인치 TV로 입찰을 냈고, 2020~2021년 32인치에 입찰한 LG전자를 제치고 낙찰에 성공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관계자는 "2020년과 2021년 입찰에서는 비슷한 가격임에도, 더 큰 화면의 TV를 공급하겠다는 삼성전자가 LG전자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보급사업은 LG전자가 입찰에 나서지 않으면서 삼성전자의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코로나19 특례법의 적용을 받아 삼성전자와 ‘2022년도 시청각장애인용 TV보급사업’ 단독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1만5000대 공급하는 40인치 TV의 대당 가격은 23만원으로 알려졌다.

시청자미디어재단 관계자는 "단독 응찰로 입찰이 유찰되고 재입찰 공고를 올리는 등 절차가 길어지면 장애인들이 TV를 받게되는 시점도 촉박해진다"며 "빠르게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보니 특례법을 활용해 삼성전자와 올해 처음 단독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단독 수의계약을 맺으면서 TV 무료 보급 신청 시기도 지난해(5월 24일~6월 18일) 보다 한결 여유가 생겼다. 방통위는 올해 5월 2일부터 6월 7일까지 장애인용 TV를 보급 받을 신청자를 모집한다.

삼성전자가 2022년 시·청각장애인에 공급하는 TV 이미지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22년 시·청각장애인에 공급하는 TV 이미지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1년 보급한 제품과 같은 TV 모델(KU40T5510AFXKR)을 올해도 보급한다. 시청자미디어재단으로부터 전달받은 개선사항도 제품에 충실히 반영했다. 채널 변경시 화면 해설, 자막 방송 등 장애인 방송 유형을 알려주는 기능부터 자막 글씨체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기능, 높은 음량 안내 기능 등을 새로 적용했다.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 이어폰과 보청기를 연동할 수 있는 기능, 여러 사용자가 각자 음량을 설정해 TV를 볼 수 있는 '소리 다중 출력' 기능, 수어 화면 확대 기능, 점자 버튼 전용 리모컨 등도 지원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 TV는 그동안 접근성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앞으로도 삼성 TV 사용자는 누구나 제약 없이 제품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입찰에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 사유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내부 논의에 따라 올해는 응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