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는 IVI(국제백신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장티푸스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 멀티주’ 수출용 품목허가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대상포진 백신, 수두 백신, 폐렴구균 접합백신에 이어 여섯 번째 자체 백신을 확보하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타이포이드는 2013년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가 접합백신 생산기술을 적용해 개발에 착수한 장티푸스백신이다.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이 연구비를 지원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구개발 및 생산과 인허가를, IVI는 글로벌 임상을 담당했다.

스카이타이포이드는 항원 역할을 하는 장티푸스균의 다당류 운반체 역할을 하는 디프테리아 독소 단백질(디프테리아 톡소이드)에 접합해 개발한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백신이다. 기존 경구용 생백신이나 다당류 백신에 비해 스카이포비드는 1회 접종으로도 우수한 면역원성과 장기적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또 단백접합 기술을 적용해 생후 6개월~만 2세의 영유아도 접종이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VI와 네팔에서 생후 6개월 이상 만 4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 21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스카이타이포이드의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WHO(세계보건기구)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한 기존 다당류-단백질 접합 장티푸스 백신과 비교 진행한 임상에서 스카이타이포이드는 동등한 면역원성을 입증했고, 임상군 전 연령층에서 안전하게 접종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팔 임상 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 의학저널인 란셋의 자매지이자 감염병 분야 학술지인 ‘란셋 감염병 저널’에 게재됐다. 필리핀에서 시행된 임상 연구는 또 다른 란셋 계열 학술지에 곧 게재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1월 국제학술지 ‘NPJ’에 게재된 스카이타이포이드 부스터샷 임상 2상 결과에서는 생후 6~23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스카이타이포이드를 2회 접종할 경우, 접종 전보다 체내 항체가가 약 64배로 증가하는 등의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들 임상 결과와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바탕으로 WHO PQ 인증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VI와 협업해 WHO PQ 인증을 획득하면 2023년 스카이타이포이드를 전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스카이타이포이드 생산과 공급은 모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인 안동 L하우스에서 담당하게 된다.

제롬 김 IVI 사무총장은 "모범적인 글로벌 민관 협력으로 또 하나의 신규 백신을 상용화하게 됐다"며 "IVI는 앞으로도 세계 백신 개발자들과 협력해 세계 공중보건을 위한 백신 발굴, 개발 및 보급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글로벌 협력을 통해 10여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가 혁신적인 성과로 이어져 기쁘다"며 "신속한 글로벌 승인 등을 통해 중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이 장티푸스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