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관련 NFT(대체불가능토큰)가 음악 시장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수의 팬층을 확보한 유명 아티스트에게는 유리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뮤지션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12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코빗 리서치센터가 미국 가상자산 분석 기업 메사리의 ‘NFT는 음악산업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리포트에서 메사리는 "음악 NFT가 모든 아티스트에게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모델은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음악 NFT 생태계. /코빗 리서치
음악 NFT 생태계. /코빗 리서치
메사리는 "현재 음악 NFT 시장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소수 팬층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따라서 많은 돈을 지불하는 소수의 팬을 확보할 것인지, 적은 돈을 지불하는 다수의 팬을 확보할 것인지는 아티스트의 선택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2021년 말 기준 이더리움상의 음악 NFT 컬렉터는 500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반 아티스트가 NFT를 통해서만 음악을 판매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일정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선택지다. NFT 음악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기존 음악 서비스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라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아티스트가 아닌 이상, 음악 NFT 컬렉터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결국, 견고한 팬덤을 보유하지 못한 아티스트의 경우, 수익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메사리는 봤다. 아티스트가 많은 금액을 투자한 소수의 팬으로부터 수익을 냈다고 해도 그 팬 혹은 컬렉터가 후속 발매에도 반드시 참여하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음악 NFT 컬렉터는 아티스트의 실제 팬이 아닌 NFT고래(특정 가상자산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메사리는 "이같은 요소들은 음악 수요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어렵게 한다"며 "NFT고래 등을 특정할 수 없고, 많은 돈을 지불하는 소수의 팬을 ‘팬’이라고 가늠하기조차 어려우므로 다음 음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남게 된다"고 평가했다.

음악NFT가 저작권 이슈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현재 음악 증권형 NFT(S-NF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메사리는 리포트에서 "현재까지의 활동 상황과 모호한 SEC 규정을 감안할 때 S-NFT는 향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정 기자 uzzon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