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업계, 글로벌 진출 기회 증가…역대급 기술수출 기록 경신하나

김동명 기자
입력 2022.05.15 06:00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K바이오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 기업을 유치하거나 협력하기위해 글로벌 행사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 초부터 기술수출에 성공한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잠재력이 빛을 발하는 한해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젤라 루틱(Angela Luttick) 360바이오랩스 부사장이 호주 빅토리아주 임상 세미나에서 발표 하고 있다. / 호주 빅토리아주정부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정부는 한국바이오협회, 안전성평가연구소, 오송바이오헬스협의회 및 베스티안재단과 공동 주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빅토리아주 5개 기업이 발표자로 참여, 개별 발표 뒤 국내 참석자들과 호주 임상 1상 진행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 발표자로는 ▲호주 최대 임상 1상 기관인 ‘뉴클리어스 네트워크’ ▲바이오아질리틱스 호주지사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대표적 임상시험수탁기관인 ‘360바이오랩스’ ▲글로벌 임상시험 리크루트 디지털 플랫폼 ‘오필’ ▲생명과학 분야의 선도적 전문컨설팅업체 ‘어클라임’ ▲국제적 위상의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노보텍’ 등이 참여했다.

빅토리아주는 호주 최대 규모의 생명과학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세계 유수의 바이오메디칼 및 제약기업의 글로벌 협력을 이끄는 바이오테크 허브다. 특히 빅토리아주는 신속한 절차, 여타 임상지역 대비 낮은 비용,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신뢰성 높은 시험 데이터 등의 우수한 임상 환경을 제공해 초기 임상시험 선호지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애덤 커닌 호주 빅토리아주정부 참사관은 "호주와 빅토리아주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것에 대해 한국 헬스케어 및 제약기업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기쁘다"며 "빅토리아주는 선진적인 의료 전문가, 국제적 수준의 시설, 탄탄한 규제 체계와 연구개발(R&D) 세제 혜택을 비롯한 정부 지원책 등 모든 요건을 종합적으로 갖춘 임상시험 환경을 구축했으며, 이에 힘입어 해외 임상시험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주에는 20여개의 임상시험기관이 300개 이상의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4800건 이상의 임상시험 수행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1500여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커닌 참사관은 "한국의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제약사와 스타트업 다수가 이미 빅토리아주를 임상시험지로 선택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며 "혁신적 R&D, 임상 협업, 상업화 및 제조 등 보다 폭넓은 분야에서 한국과 빅토리아주 간 협력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빅토리아주는 호주 제약 수출의 60%를 담당하며 호주의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세계 2위 규모의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사인 CSL과 화이자, 사노피, 노바티스 외 다수 글로벌 제약사들이 빅토리아주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빅토리아주는 호주 전염병연구소 신설을 발표했다. 모더나의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제조 시설의 신규 건립도 확정돼 호주 빅토리아주가 남반구에서 mRNA 백신을 제조하는 첫 지역이 될 예정이다.

호주 바이오산업협회인 ‘오스바이오텍(AusBiotech)’도 국내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오스텍은 최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와 바이오헬스산업 동반 성장 및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오스바이오텍은 3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업력 30년 이상의 협회다. 호주 내 바이오 정책 수립은 물론 대외 협력, 투자 유치, 네트워크 형성 등 각종 지원사업 및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다. 한국과는 2014년에 진행된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양해각서 체결로 인연을 맺기 시작해 한국-호주 양국간 교류·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비즈니스 및 신기술 교류 행사 개최 ▲자국내 바이오산업 관련 정책 및 규제 정보 공유 ▲글로벌 판로개척 주선 등 다양한 교류 사업의 기회 제공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장은 "이번 업무 협약이 양국의 바이오의약품 산업 교류 및 생태계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길 희망한다"며 "상호 보완적인 성장과 발전을 기할 수 있는 실효적인 지원 방안과 협력 사업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헬스케어클럽 ‘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 포스터 / 한국바이오협회
세계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탄생한 프랑스에서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사노피, 세르비에르, 비으메리우, 입센, IPK로 구성된 프랑스 헬스케어클럽 기업들이 최근 한국바이오협회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를 주최했다.

이번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해외진출 및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바이오협회가 기획한 ‘글로벌 밍글’ 해외진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1차 오픈이노베이션 미팅을 위해 협회는 4월29일까지 프랑스 바이오 기업과 협력을 희망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을 모집했다. 41개의 기업이 서류지원 했고 그 중 최종 선정된 24개의 기업과 공동연구, 기술수출 등 기업간 연계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1차 미팅이 이뤄졌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팀장은 "최근들어 국내바이오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자하는 다국적제약사 및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협회는 이러한 기회의 플랫폼을 계속적으로 국내 바이오기업들에게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올해 활발한 해외 교류를 통해 지난해 달성한 의약품수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수출 실적은 총 33건, 규모는 13조372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보다 건수는 20%, 액수는 31.7% 증가한 수치다.

이미 올해 지씨셀, 에이비엘바이오, 종근당바이오, 이수앱지스, 노벨티노빌리티, 제넥신, 코오롱생명과학 등 다수의 국내 바이오기업이 기술수출에 성공한 상태다. 특히 올 1월 에이비엘바이오는 프랑스 제약기업 사노피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ABL301’에 대한 최대 10억6000만달러(1조2720억원) 규모 공동 개발·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인보사 사태로 우여곡절을 겪은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지난달 싱가포르 벤처 주니퍼바이오로직스에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TG-C(인보사)를 5억8718만달러(7234억원) 계약규모로 기술수출 했다. 올해 기술수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는데다 2020년과 지난해에 비해 속도가 빠른 것으로 업계는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이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사들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면서 "실제 계약까지는 험난한 과정들이 존재하지만 속속 국내 기업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어 올해 역대 최고 기술수출 기록을 무난히 달성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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