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가 대규모 투자 및 목적기반차량(이하 PBV) 전기차 전용공장 국내 신설 등을 통해 한국에서 전기차 144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를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 금액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과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와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전기차 관련 다각도의 신사업을 모색하는 전략제휴 등에 활용된다.

같은날 기아는 국내 생산 확대의 일환으로 오토랜드 화성에 수천억원 규모를 투입해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한국에서 전기차 144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144만대는 2030년 현대차,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대차, 기아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23만대로 계획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현대차, 기아는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과 함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해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 현대자동차
전기차 생산 혁신과 최적화 차원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제조 혁신기술 인큐베이터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유연 생산 시스템,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을 국내 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하며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전기차의 원천적인 성능 향상을 위해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eM’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체계 하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들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 고객 서비스 등 인프라 부문에 대한 투자도 이뤄진다. 특히 양사는 전기차 고객의 충전 편의 극대화와 충전 네트워크의 지속 확장을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전기차 관련 광범위한 전략제휴도 모색한다. 배터리, 충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 등의 영역에서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신사업을 추진한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신설될 국내 최초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EV 트랜스포메이션’을 상징하는 미래 자동차 혁신 거점으로 활용된다.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2만평 부지에 수천억원 규모를 투입해 2023년 상반기 착공되며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의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 기술로 효율화와 지능화도 추구한다.

기아는 중형 사이즈 PBV인 SW 론칭 이후에 음식, 생활용품 배송에 최적화된 무인 자율주행 소형 사이즈 PBV와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와 스토어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사이즈 PBV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BV 전기차 전용공장에 대해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 ‘Plan S’의 하나의 큰 축이다"며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날 기아 오토랜드 화성을 방문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중장기 투자 및 PBV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계획을 공유한 후 미래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장 1차관은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현대차·기아가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자동차 산업이 인포테인먼트, 로보택시와 같은 서비스와 융합하면서 모빌리티 혁명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의 혁신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달라"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