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통신 기업 KT SAT이 위성통신 분야 신사업 먹거리로 위성 데이터를 꼽았다. KT 그룹의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결집해 위성 사진과 영상 등 데이터를 활용·분석하는 사업에 나선다. 관련 시장 규모가 이미 국내서만 2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국방·환경·재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다.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이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 산업 추세를 소개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이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 산업 추세를 소개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위성 데이터 활용해 새 먹거리 찾는다…"전문 브랜드 꾸려 글로벌 진출 가능"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은 18일 오전 충남 금산군에 있는 금산위성센터에서 스페이스 데이터(Space Data)를 포함한 자사의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KT SAT은 1970년 충남 금산 지구국이 개국한 이래 사업을 진행한 위성통신 전문 회사다. 정지궤도 위성 5기와 국내외 텔레포트 4곳을 기반으로 육지 기준 세계 면적 60% 이상의 커버리지를 지원하는 곳이다. 현재는 위성 중계기 임대와 데이터 전송, 방송 미디어 서비스, 해양·항공 위성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KT SAT은 2021년 해양 위성통신 사업을 글로벌 단위로 확대하고자 전문 브랜드인 엑스웨이브(XWAVE)를 선보인 바 있다. 올해는 신사업으로 위성 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한다.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은 "작년(2021년) 말 선박에 인터넷 제공할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끔 XWAVE라는 트레이드 마크를 별도 등록하고 신규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여기에 스페이스 데이터라고 하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확장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데이터는 위성에서 나올 수 있는 이미지와 영상 등의 데이터를 모아 이를 가공, 분석, 활용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이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좀 더 부가가치 높은 서비스 형태로 개발해 제공하고자 한다는 게 최 총괄 설명이다.

KT SAT은 2020년 국내 위성 정보 활용 시장 규모가 2000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앞으로는 그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방 분야에서 활용이 가장 두드러질 수 있다. 해양과 환경, 재난 쪽은 아직은 파이가 크지 않지만 앞으로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가치가 크다는 게 최 총괄 설명이다.

그는 "위성 영상을 통해서 사진을 찍어서 바람 방향을 확인하고 해야 소방청이나 관계자가 (산불 재난을) 잘 대처하지 않겠냐"며 "다양한 형태의 위성 정보를 활용하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여기에 KT SAT이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이자 포부다"고 말했다.

또 "위성 영상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야가 다양하고 광범위한 만큼 특화해서 가장 잘 추진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하고 있다"며 "만약 우리보다 (관련 사업을) 잘하는 기업이 있다면 해당 기업이 우리의 스페이스 데이터 플랫폼에 들어와서 같이 협력하는 구도도 구상한다"고 설명했다.

최 총괄이 초연결 시대에 대두하는 위성통신 기술 과제와 산업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최 총괄이 초연결 시대에 대두하는 위성통신 기술 과제와 산업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KT SAT은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자 3단계 로드맵을 구성했다. 현재는 관련 시장 진입과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단계다. 2단계에선 위성 데이터 사업의 가치를 높일 사례를 발굴하면서 KT 그룹사의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결집, 고도화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단계에선 엑스웨이브처럼 스페이스 데이터 전문 브랜드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최 총괄은 "KT SAT은 차별화한 경쟁력 확보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주도하고자 한다"며 "스페이스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신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사업 기반을 마련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T SAT, LEO 얼라이언스 꾸리고 위성-지상망 연계 솔루션 개발

KT SAT은 데이터 스페이스 외에 다중궤도 위성통신 확보와 하이브리드(위성-지상망 연계) 솔루션 개발 등 사업도 추진한다. 위성 통신 분야에서 저궤도위성(LEO) 사업 논의가 활발한 만큼 해외 사업자와 연합체(LEO 얼라이언스)를 꾸려 글로벌 단위 서비스를 내놓는 방안도 고민한다. 이같은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내 우주 산업 발전과 6G 통신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최 총괄은 "3GPP(국제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가 6G 시대에 위성망과 지상망을 포함한 모든 통신망을 6G 표준에 담아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KT SAT은 정지궤도 위성에 저궤도 시스템, 비정지궤도 시스템, 레이저 통신망 등을 융합해서 연결하는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총괄은 해외 선도국보다 기술력이나 산업 생태계 조성이 뒤처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우주 산업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위성 활용 측면이나 지상 장비와 관련해 국산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문 인력과 다양한 우주 산업 분야 기업 육성도 요구했다. 실제 글로벌 우주 산업 규모는 2021년 기준 400조원대에 달하지만, 한국 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