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올해 첫 기업공개(IPO) 딜인 비플라이소프트 흥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흥행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각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플라이소프트는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공모 일정을 변경하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24~25일 예정돼 있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다음 달 2~3일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30~31일에서 다음 달 9~10일로 연기했다.

비플라이소프트는 미디어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BDaaS) 기업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300억건 이상의 합법적 미디어 빅데이터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뉴스 스크랩 서비스 아이서퍼를 개발했다. 2016년 11월 코넥스에 상장했고 이번 이전상장으로 총 10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6500~1만9000원이다. 공모 규모는 165억~190억원이다.

1분기 매출은 37억원이지만 영업손실 4억원, 당기순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투자자들이 인지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주관사에 따르면 청약이 분기 공시 기한(5월 15일)을 지나서 진행되면 1분기 검토 보고서를 첨부해야 한다. 지난해 매출은 170억원.

비플라이소프트는 지난 4일 신고서 정정을 통해 일정을 미룬 후 이 번이 두 번째 연기다. 당초 5월 9~10일 수요예측을 거쳐 12~13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당시에는 소송 피소 영향으로 일정을 미뤘었다. 지난 3일 비플라이소프트는 국제뉴스 등 14곳이 20억5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일정 지연이 오히려 발행사와 주관사에는 호재라는 관측이다. 최근 시장 불안으로 IPO 시장도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비플라이소포트와 비슷한 시기에 청약이 예정돼 있던 기업은 SK쉴더스(9~10일), 가온칩스(11~12일), 원스토어·태림페이퍼(12~13일) 등 4개사. 이 중 가온칩스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을 미루면서 최악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일까지 2~3주 가량의 시간이 있는 만큼 상장철회 여파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2대, 3대 주주 보유 물량 일부에 대해 1년 인출제한을 신청하기도 했다. 2대 주주 보유 물량 26만주와 3대 주주 10만주가 그 대상이다. 이를 반영한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은 61.86%다. 최초 신고서 제출 당시(67.49%)와 비교하면 5.63%p 줄어든 셈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2, 3대 주주가 보유 물량 일부에 대해서만 인출제한을 걸긴 했지만 상장 직후 매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며 "이를 고려하면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비율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장한 이전상장 기업들의 공모 성적과 주가 흐름이 부진하지만 바이오와 보험이라는 비인기 업종이라는 특성이 일부 작용했다"며 "최근 피소된 소송 역시 향후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흥행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각 사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기업(스팩합병, 스팩 제외) 22개사의 평균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비중은 31.89%다. 비플라이소프트의 절반 수준이다. 코넥스 이전상장 기업인 애드바이오텍(39.65%), 인카금융서비스(43.4%)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았다.

작년 말부터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기업들이 흥행 실패와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이후 청약을 진행한 이전상장 기업(스팩합병 제외)은 에스앤디, 바이옵트로, 툴젠, 래몽래인, 애드바이오텍, 인카금융서비스 등 6개사다. 래몽래인과 툴젠을 제외한 4개사의 시초가는 공모가 이하에서 결정됐다.

올해 상장한 애드바이오텍, 인카금융서비스는 공모가 대비 주가(17일 종가 기준)가 각각 25.71%, 9.44% 하락하는 등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이전상장은 기존 주주들이 상장 직후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어 오버행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게다가 이전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을 보인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하려고 해 청약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