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성통신 산업의 모태인 KT SAT 금산위성센터가 18일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시아 최대 텔레포트인 만큼 넓은 야외 공간에 각기 모습과 크기를 달리 한 수십 개의 안테나가 취재진을 맞았다. 52년 역사를 자랑하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지름 27미터(m)의 거대 안테나도 만나볼 수 있었다. 핵심 공공 인프라 통신망을 지원하는 곳인 만큼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된 만큼 보안이 철저했다.

금산위성센터에 있는 다양한 모양의 위성 안테나 모습 / 김평화 기자
금산위성센터에 있는 다양한 모양의 위성 안테나 모습 / 김평화 기자
위성 안테나, 쓰임새 따라 크기·모양 가지각색

IT조선은 18일 충청남도 금산군에 있는 KT SAT 금산위성센터를 찾았다. 금산위성센터는 1970년 6월 국내 최초 위성 지구국으로 출발해 현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텔레포트로 성장한 곳이다. KT SAT에서 운영하는 정지궤도를 포함해 여러 분야의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금산위성센터를 찾자마자 눈길을 끈 것은 넓은 야외 공간에 자리하고 있던 각종 위성 안테나였다. 푸른 잔디밭에 총 45개의 흰색 안테나가 여럿 분포돼 있다 보니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특히 길이만 수 미터가 될 정도로 크기가 대형이다 보니 가까이 갔을 때 압도감을 느꼈다.

특이한 점은 안테나가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를 갖췄다는 점이었다. 원형 쟁반 모양이 다수였지만 일부 안테나는 중앙에 뿔 모양이 있었다. 어떤 안테나는 게이밍 모니터처럼 굴곡진 직사각형 모양이었다. 크기 역시 각자 다르다 보니 어떤 안테나들은 덩치 차이가 두 배 넘게 나기도 했다.

KT SAT은 이같은 차이가 안테나 기능 차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뿔 모양이 있는 안테나는 글로벌 위성 사업자가 특정 위성을 발사할 때 해당 위성이 목표 궤도에 안착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직사각형 안테나는 여러 신호를 동시 지원하다 보니 방송 서비스에 적합한 식이다.

안테나 크기의 경우 해당 안테나가 지원하는 위성 신호의 주파수 대역폭이 영향을 미쳤다. 대역폭이 낮을수록 위성 크기가 커지고, 반대로 대역폭이 높을수록 위성 크기는 작아지는 특성을 보였다.

금산위성센터에서 가장 오래된 위성 안테나 모습. 1970년 세워져 2021년까지 61년간 운영됐다. 지금은 등록문화재로 관리를 받고 있다. / 김평화 기자
금산위성센터에서 가장 오래된 위성 안테나 모습. 1970년 세워져 2021년까지 61년간 운영됐다. 지금은 등록문화재로 관리를 받고 있다. / 김평화 기자
반세기 넘은 위성 안테나, 국민 기대만큼 제 몫 다했다

개성이 뚜렷한 45개 안테나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름이 27.4m에 달하는 가장 큰 크기의 안테나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다른 안테나와 비교해 거뭇한 때가 묻어 있었다. 오래됐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했다. 금산위성센터 내 최고령 안테나였다.

해당 안테나의 이름은 금산 1국이었다. 1970년 6월 국내에 처음 세워진 위성 안테나이다 보니 당시 대한뉴스에 나왔을 정도로 국민 기대를 받았다고 한다. 2021년까지 51년이나 쉼 없이 서비스를 지원했다고 하니 그만큼 기대에 부응한 셈이다.

금산 1국은 운행 과정에서 가치를 인정 받아 2009년 4월 등록문화재 제436호로 지정됐다. KT SAT은 위성 안테나의 수명을 별도로 정해두진 않지만 금산 1국처럼 오래 쓰는 경우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위성 안테나를 둘러보던 차에 멀리 철조망도 보였다. 마치 군사 지역에 온 듯 철조망은 금산위성센터를 둘러싸고 있었다. 금산위성센터가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었다. 국가중요시설은 외부 방문이 제한되지만 이날은 언론 취재를 위해 특별히 개방된 사례였다.

금산위성센터 상황실 내부 모습. 위성방송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곳이다. / 김평화 기자
금산위성센터 상황실 내부 모습. 위성방송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곳이다. / 김평화 기자
항공·소방·외교·방송까지…국가중요시설인 ‘이유’ 있었네

금성위성센터 건물에는 KT SAT의 각종 위성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상황실이 있다. 대형 모니터가 가로 모양으로 위에 나란히 설치돼 있고 아래는 각종 버튼과 소형 모니터를 포함한 데스크가 가로로 길게 배치된 식이었다. 얼핏 방송실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 여러 위성방송 사업자에게 위성망으로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했다. 방송 서비스 중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피는 식이다.

KT SAT은 한국공항공사 관제 백업망과 소방재난본부 재해 안전망, 재난안전 통신망 등도 지원하다 보니 상황실에서 서비스 상황을 살핀다고 했다. 해외에 있는 180개 외교 공관 중 30개 외교 공관에도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하니 국가중요시설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T SAT은 위성통신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금성위성센터뿐 아니라 용인과 천안에도 각각 텔레포트를 세웠다. 용인 센터에선 KT SAT의 정지궤도 위성 상태가 어떤지를 확인해 유지보수를 제때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천안에는 KT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 주위에 안테나를 설치해 저궤도·중궤도 위성 통신을 관제하고 있다. 네 번째 텔레포트는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싱가포르에 세운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앞으로 위성 안테나를 추가하게 된다면 한 개만 만들 것은 아니기에 기존 텔레포트에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하진 않을 것이다"며 "새로운 사이트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산위성센터 홍보관에 전시돼 있는 해양위성통신용 위성 안테나. 선박에 설치하다 보니 안테나가 일반 위성 안테나보다 작다. 움직임이 많은 선박 특성상 안테나가 상하좌우로 이동 가능해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김평화 기자
금산위성센터 홍보관에 전시돼 있는 해양위성통신용 위성 안테나. 선박에 설치하다 보니 안테나가 일반 위성 안테나보다 작다. 움직임이 많은 선박 특성상 안테나가 상하좌우로 이동 가능해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김평화 기자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