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확보 사활 … ‘멀티스튜디오 체제’ 구축이 대세

이은주 기자
입력 2022.05.19 09:06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 위상이 강화됐다. 영상 제작 역량이 있는 국내 제작사·스튜디오에 글로벌 OTT ‘러브콜'이 잇따른다. CJ ENM·네이버·카카오 등이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에 힘을 쏟는 배경이다.

CJ ENM의 제작 계열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스위트홈' / 넷플릭스 화면 갈무리
18일 OTT 업계에 따르면 독립 법인 형태의 스튜디오를 설립하거나 외부 협력을 통해 제작사를 설립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인수합병도 활발하다. 글로벌에서 강화된 K 콘텐츠의 위상을 계기로 안정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스튜디오는 IP(저작재산권)을 보유하고 영상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외부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는 조직을 의미한다.

CJ ENM ‘멀티 스튜디오' 체제 광폭 행보 진행중

CJ ENM은 최근 ‘CJ ENM 스튜디오스'를 설립하고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했다. 스튜디오스 신임 대표에는 하용수 CJ ENM 성장추진실장이 선임됐다. 이로써 CJ ENM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엔데버 콘텐트’와 함께 2016년 설립된 ‘스튜디오 드래곤', ’스튜디오스' 제작 체제를 완비했다. CJ ENM은 멀티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각 스튜디오가 공급할 수 있는 콘텐츠의 총량(CAPA)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CJ ENM의 핵심 제작 계열사 스튜디오 드래곤은 기존처럼 tvN, OCN 등 내부 채널과 넷플릭스 등 OTT에 콘텐츠를 공급한다. CJ ENM 스튜디오스는 이와 함께 더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급되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스튜디오스는 영화 감독을 중심으로 OTT 드라마 콘텐츠 제작을 강화한다. 엔데버 콘텐트는 미국 OTT 플랫폼 구독자를 타깃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힘쓴다.

네이버 외부 합작 법인 형태로 스튜디오 설립 … 카카오는 ‘인수합병'으로 역량 흡수

글로벌 진출 주요 동력으로 콘텐츠를 앞세운 네이버는 외부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직접적인 영상화 경험이 많지 않은 네이버는 외부 기업과 제작사를 설립, 자사가 보유한 IP를 영상화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웹툰 일본 계열사 라인 디지털 프런티어는 상반기 중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과 함께 합작법인(JV)설립한다. 신설 법인은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보유한 IP를 활용해 드라마 제작에 나선다.

라인 디지털 프런티어는 올해 3월 일본 전자책 서비스 업체인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 일본내 디지털 만화 플랫폼 통합 거래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네이버웹툰은 일본 지상파 방송사인 TBS, 일본 웹툰 제작사 샤인 파트너스와도 영상 제작 전반을 협력키로 했다.

네이버는 외부협력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IP를 영상화하고 이를 직접 견인해 수익으로 연결시킨다는 목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영상 제작에는 직접 투자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00억원 정도의 영상제작기금을 통해 북미에서 네이버 웹툰을 영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외부 제작사를 인수합병해 영상 제작 역량을 내재화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쓰리와이코프레이션, 돌고래유괴단 등 다양한 제작사를 인수했다. 쓰리와이코프레이션은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 제작사다. 돌고래유괴단은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광고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스튜디오좋, 로고스필름, 바람픽쳐스 등의 제작사를 인수해 제작 역량을 흡수했다.

K콘텐츠 신뢰 확보로 높아진 글로벌 수요 영향

멀티 스튜디오 체제는 미국 콘텐츠 시장에서 검증된 모델이다. 많은 기업이 롤모델로 꼽는 월트디즈니는 월트디즈니픽처스, 디즈니 시어트리컬그룹,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블 스튜디오, 루카스필름, 20세기 스튜디오, 서치라이트 픽처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등 다양한 장르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다. 해당 스튜디오는 자체 IP에 기반한 시즌제 드라마 영상을 제작하고 여러 플랫폼에 공급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국내 제작사와 스튜디오를 찾는 글로벌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OTT 간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해지면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수급하려는 외부 수요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우수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입증한 만큼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파라마운트+’와 ‘HBO맥스’가 각각 ‘티빙’과 ‘웨이브’ 를 통해 ‘인 앱 콘텐츠’ 형태로 국내 서비스를 예고했기 때문에, 국내 제작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각 기업이 독립 법인으로 제작사나 스튜디오를 설립하면, 좀더 자유로운 수익활동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다양한 외부 투자의 길을 열어놓고 여러 OTT플랫폼들에서 런칭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업계 전문가는 "예를 들어 CJ ENM의 경우 사내 별도 부서를 마련해 제작을 추진하면, 아무래도 자체 채널이나 티빙 등 OTT공급을 우선 염두할 수밖에 없고 외부 투자 유치도 복잡해진다"며 "아예 독립 법인으로 스튜디오나 제작사를 세울 때 비즈니스 효과를 좀더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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