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부호 차명훈·김서준, 테라 선전해놓고 삭제...투자자 공분

조아라 기자
입력 2022.05.19 12:00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 폭락으로 투자자들이 대규모 재산상 손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업계 리더들이 부적절한 언사로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게시물이 문제가 되자, 별다른 해명이나 사과없이 삭제해 투자자들의 공분을 키웠다.

19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차명훈 대표와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기업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게시글 캡쳐본이 각종 가상자산 투자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이들은 테라 폭락사태가 일어날 당시 테라 투자를 권유하거나, 테라의 위험성을 지적한 유튜버를 저격하고 테라의 알고리즘의 안정성을 피력해 논란을 빚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테라, 루나 폭락 사태 직후인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루나는 코인원에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루나 거래는 코인원에서!"라는 글을 올렸다. 코인원에서 루나(LUNA)를 매매하라고 권유한 내용이다. 코인원이 테라의 거버넌스·스테이킹 토큰인 루나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입금을 중단한 다음 날이다.

코인원은 1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루나 알고리즘이 기술 및 시장 측면에서 불안정해 상기 이슈가 해소되지 않고 루나의 급격한 유통량 증가와 루나 및 KRT의 시세 변동으로 인해 투자자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강모 코빗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해당 게시물에 댓글로, "입출금을 막아놓고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사게 한 다음 입출금을 풀었을 때 가격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누가 지나"며 차명훈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코인원은 현재 루나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코인원은 투자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고 코인데스크코리아를 통해 밝혔다. 현재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고팍스는 지난 16일 루나를 상장폐지했다. 업비트와 빗썸은 각각 20일과 27일에 루나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한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테라와 관련된 글을 올렸다. 현재 해당 게시들을 삭제됐다.
김서준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유명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밤, 허위사실급 논리를 너무 자신감 있게 주장했다"며 "전반적으로 삼프로TV 진영에 있는 분들의 크립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색안경을 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때가 많아 아쉽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슈카월드는 앞서 지난 8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다음날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라의 유동성은 무너졌지만 가격 연동(페깅)메커니즘 자체는 잘 보존됐다"며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1달러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은 다수의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어 13일에는 해시드벤처스 조합원을 대상으로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테라 사태로 해시드가 재무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일축하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김서준 대표가 테라 사태와 뒤늦게 선긋기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서준 대표와 해시드는 테라 초기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루나 폭락으로 수조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테라는 지난 9일 달러 페깅이 깨지면서 폭락했다. 테라와 루나의 시가총액만 약 60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명훈 대표의 테라 매매 권유 게시글을 현재 삭제된 상태다. 4월 11일 게시글 이후 어떠한 글도 찾을 수 없다. 김서준 대표의 해당 개시글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찾을 수 없다. 투자자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차명훈·김서준 대표에 대한 공분을 표출하고 있다.

반면 루나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 투자를 적극 권했던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는 공식 채널을 통해 반성 의사를 보였다. 그는 한 때 어깨에 루나 문신을 새길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루나팬이었다. 그는 "루나 문신을 지우지 않겠다. 문신이 벤처투자에는 겸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어깨에 새긴 루나 문신을 자신의 SNS에 포스팅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관계자는 "혹세무민의 전형"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가상자산 리더들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이뤄지고, 시장에 대한 올바른 철학을 가진 참여자들이 대우받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서 블록체인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국내 크립토 부자들은 기술이나 금융에 대한 역량없이 시장 마켓메이커를 동원한 가격상승을 기반으로 부를 축적했다"며 "이같은 아마추어리즘이 루나 사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루나 사태는 크립토 부호들이 블랙록(Blackrock)과 시타델(Citadel)과 같은 전통 금융권을 감당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음모론의 사실 여부를 떠나 가능성은 충분하며 앞으로도 가능성이 크다. 루나 사태는 시작에 불과하고 향후 크립토 고래들은 이같은 위험에 노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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