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가격 인상, 기다림에 뿔난 소비자...보상 받을 수 있을까

조성우 기자
입력 2022.05.20 06:00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식변경 모델의 출시로 기존 모델을 계약했던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차를 기다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상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시간이 8개월 이상이다. 특히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출고기간은 더욱 길다. 실제로 제네시스 GV80의 경우 출고까지 11개월 이상 걸리며 기아 카니발도 출고까지 1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는 출고까지 각각 12개월, 1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기아 K8 하이브리드는 각각 8개월. 12개월을 대기해야하며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8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 현대자동차
신차 출고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완성차업체는 지속적으로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통상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 가격을 인상하고 이전 모델의 생산을 중단한다. 이로인해 이전모델을 계약해 출고를 기다리고 있던 소비자들이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연식변경 모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연식변경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르블랑 4008만원, 익스클루시브 4204만원 가격이 책정됐다. 이전 모델보다 각각 108만원, 192만원 올랐다. 이외에도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연식변경 현대차 아반떼 스마트 트림은 전 모델 대비 152만원, 연식변경 기아 모하비 플래티넘 모델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90만원 올랐다.

문제는 연식변경 모델의 경우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과 달리 변경되는 점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또 기존모델을 계약한 소비자가 원치 않는 사양이 기본화돼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소비자와 시민단체 등에서 불공정 거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원하지 않는 옵션에 가격인상, 오랜 기다림 등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상에 대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연식변경 후 신차 가격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자동차(신차) 매매계약 표준약관에 따르면 자동차 가격인상, 출고 지연 등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표준약관 2조4항은 ‘갑(완성차업체)의 통지를 받은 후 7일 이내에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갑은 을(소비자)로부터 이미 지급 받은 금액 및 이에 대한 상사법정이율에 의한 이자(갑이 받은 금액 × 갑이 대금을 보유한 일수/365 × 6/100)를 을에게 반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3항(자동차의 설계,사양의 변경 등으로 계약서 기재 내용대로 자동차 인도가 불가능한 경우)의 사유로 인한 해지 시에는 약정한 위약금 또는 민법 제393조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2조 5항에는 ‘갑이 약정한 자동차 인도기일을 지연함으로 말미암아 자동차 가격이 제2항(간접세 및 이에 부수된 제세의 변동, 정부의 정책변경으로 불가피하게 자동차 가격이 변동) 사유로 인해 인상된 경우에는 이행지체에 따른 손해배상금(가격인상분)을 을에게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공정위 표준약관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신차 출고 지연 및 가격 인상으로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이 보상을 받을 방법은 충분히 있다"며 "표준약관을 보면 현재의 계약에 대한 보상 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한 보상도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오랜기간 기다린 소비자들이 계약해지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긴 하다"며 "하지만 가격 변동 요인이 발생했는데 기존에 계약한 가격으로 출고해달라는 요구가 관철이 되면 자동차뿐만 아니라 타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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