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체제 굳힌 한화 김동관, 경영 능력 보이고 내부거래 의존 벗어날까

조성우 기자
입력 2022.05.24 06:00
적자 태양광 사업 탈피, 우주사업 기술력 확보 시급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의 승계작업이 마무리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형제 간 고른 분배보다는 김동관 사장 독주체재가 완성단계라는 평가다. 다만 일감몰아주기 수혜자 이미지나 태양광, 우주 등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게 과제로 꼽히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사장은 3월 지주회사인 한화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의 한화 사내이사 선임을 계기로 한화그룹이 삼형제가 역할을 나눠 승계하는 것이 아니라 김 사장이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구도가 확실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경영승계 과정에서 김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김 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선이 대두되고 있다. 그룹의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우주 등 미래먹거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사장이 조속한 시일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경우 지속적으로 수익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우주사업은 정부가 중심이 돼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기업이 주도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크고 사업을 이끌어갈 인력풀도 부족해 빠른 시일내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 한화솔루션
김 사장은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사장은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양국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9703억원 ▲영업이익 15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3.5% 늘어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감소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야기됐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1분기 ▲매출 9206억원 ▲영업손실 1142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부문의 적자는 2020년 4분기부터 이어져오고 있는데 올 1분기 적자는 전년 동기(149억원) 대비 8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지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과 관련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시설투자에 13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며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 해운운임 등 물류비용 등 외부 요인으로 크게 흔들릴 여지가 있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는 김 사장은 한화그룹 우주사업 종합상황실 ‘스페이스허브’도 책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의 우주사업 분문에서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사옥/한화
아직까지 우주사업은 정부의 의존도가 높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누리호 발사 사업, 소형발사체, 차세대 우주발사체 사업 등 굵직한 우주관련 사업들은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 의존도가 높은 사업이다보니 해당 사업 생태계가 다른 신사업에 비해 탄탄하지 않은 것도 수익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적 자원에 대한 문제점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1년 우주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주산업 인력은 기업, 연구기관, 대학을 합쳐도 채 1만명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외에 김 사장의 투자 안목에 대한 평가를 뒤집는 것 역시 과제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니콜라 투자 관련으로 논란이 됐던만큼 서둘러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우주사업 등 신사업 성과를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김 사장은 2018년 미국의 수소・전기트럭 업체인 니콜라의 투자를 이끌었다. 당시 김 사장은 니콜라 창업주를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한화그룹은 니콜라에 총 1억달러를 투자했다.

해당 투자를 통해 한화그룹은 니콜라 수소충전소에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 및 수소충전소 운영권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2020년 9월 니콜라의 수소기술이 가짜라는 사기 의혹이 대두됐고 한화그룹은 니콜라의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수혜자 이미지’ 탈피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결권 자문회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이하 CGCG)는 김 사장의 한화 사내이사 안건이 상정된 주주총회 전 ‘한화 정기주주총회 의안분석 리포트’를 통해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CGCG는 과다 겸직과 더불어 김 회장의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했던 한화S&C의 급격한 성장을 지적하며 김 사장이 일감몰아주기의 수혜자라고 꼬집었다.

한화S&C는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 계열사로 2001년 한화와 김 회장이 지분을 출자해 출범한 회사다. 이후 지분 매각 작업을 거쳐 김 사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탤앤드리조트 미래전략실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던 한화S&C는 오너가 삼형제가 지분을 모두 가진 후 흑자로 전환했고 이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야기됐다. 실제로 2016년 한화S&C는 매출 3641억원 중 2570억원(70.6%)를 내부거래를 통해서 벌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거세지자 한화그룹은 2017년 한화S&C의 물적분할을 결정한다. 물적분할을 통해 한화S&C는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시스템통합업체인 한화S&C(신설법인)로 물적분할됐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 지분 100% 가운데 45%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다.

물적분할을 통해 한화 오너가들은 한화S&C의 주식을 한주도 가지지 않게 됐지만 에이치솔루션을 통한 간접지배 논란이 지속됐다. 이에 한화는 2018년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한화S&C의 사명은 사라지게 됐다.

CGCG는 "김 사장을 포함한 김 회장의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했던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한화S&C는 전체 매출 중 상당 부분이 한화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통한 것이다"며 "한화S&C의 총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55%에서 2018년 80%까지 확대됐고 2005년말 순자산 80억원이었던 회사는 2016년말 자본총계가 9500억원에 이르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CGCG 측은 "지배주주 일가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한화S&C의 급성장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잇단 분사와 합병으로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것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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