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IT] 누군가의 꿈이었던 쌍용차, 이제는 잔혹사 끊어내야

조성우 기자
입력 2022.05.27 06:00
"난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차는 무쏘라고 봐. 생긴것도 멋있고 힘도 좋고 공간도 넓고 최고야, 최고. 쌍용이 차를 잘 만드는 것 같아."

2016년 작고하신 기자의 큰아버지가 거리를 달리던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무쏘를 보며 종종하신 말씀이다. 운전면허가 없어 평생 자동차를 가져보신 적이 없던 큰아버지에게 쌍용차 무쏘는 꿈이자 동경이었던 것 같다.

쌍용차 혹은 쌍용차 모델들에 애착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쌍용차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완성차 회사로 수많은 자동차를 생산한 회사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라는 이름으로 시작돼 68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한다. 이 과정에서 코란도, 무쏘, 체어맨, 렉스턴 등을 시대별 명차들을 만들어 냈다. 코란도의 경우 국내에서 최초로 생산된 SUV로 'Korean can do'의 줄임말을 모델명으로 사용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수많은 걸작을 만들어내며 사랑을 받아왔던 쌍용차지만 어느 회사보다 굴곡진 길을 걸어왔다. 쌍용차는 68년의 역사동안 쌍용차는 이름도, 주인도 자주 바뀌었다. 쌍용차는 하동환자동차제작소에서 동아자동차로 이름이 바뀌었다. 1986년 쌍용그룹이 주인이 되면서 쌍용차라는 이름을 쓰게됐으며 그 사명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쌍용차는 1998년 대우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한다. 하지만 1999년 대우그룹이 워크아웃 들어갔고 쌍용차는 결국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게 매각됐다. 이후 상하이자동차는 철수했고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게 매각됐지만 그룹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경영권을 포기했고 쌍용차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에드슨모터스가 2021년 10월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약속된 날짜에 매각대금 잔금은 2743억원을 이체하지 못해 투자계약이 해제된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재매각 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최근 KG그룹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이르면 이달 공개입찰에 나선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나 이르면 10월경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의 잔혹사가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우려도 나온다. 쌍용차를 이용만했던 과거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쌍용차의 SUV 기술력 탈취에 관심을 갖은 채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후 철수했다. 마힌드라그룹은 자동차산업이 하향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터지자 쌍용차가 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경영권까지 포기했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사장사인 에디슨EV가 쌍용차 인수전 참여 이후 주가가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대주주 투자조합이 에디슨EV의 주식을 대부분 처분하고 차익을 실현해 ‘먹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쌍용차가 지닌 의미와 걸어온 역사가 새로운 주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담보다 더한 부담이 쌍용차 인수 이후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전동화 전환, 경영정상화 등 해야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어려운 길이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과 쌍용차가 힘을 합쳐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으면 하는 응원의 마음이 크다. 쌍용차가 과거처럼 누군가의 꿈이자 동경인 차를 만들어 오뚜기처럼 일어나 과거의 잔혹사를 모두 끊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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