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최종 철수한다.

2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6월 중 TV용 대형 LCD를 생산하는 L8-2 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1991년 박막트랜지스터(TFT)-LCD 사업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LCD 사업에 뛰어든지 30년 만의 일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삼성전자의 요청으로 올해 말까지 LCD 생산을 지속할 방침이었지만, 계획을 6개월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삼성전자는 중화권 패널 제조업체와 협상용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소량의 LCD 패널을 공급 받으려 했는데, 현재로선 명분이 사라졌다. 당초 2020년까지 LCD 사업을 철수하려했던 삼성디스플레이도 부담을 덜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고객사와 맺은 공급 계약에 따라 LCD 패널 출하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6월 말이다"라며 "6월 중 LCD 사업 철수는 수개월 전부터 예정된 수순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철수로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LCD 기반 TV에 탑재되는 패널을 중국 BOE, 대만 AOU, 이노룩스 등 중화권에서 모두 수혈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철수 유휴 인력 중 일부는 유일한 대형 사업인 QD디스플레이 라인에 투입한다. 또다른 일부는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전환 배치를 추진 중이다. 반도체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삼성전자와 유휴인력이 늘어난 삼성디스플레이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사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2020년 8월과 12월에 각각 직원 200~300명쯤을 기흥·화성·평택캠퍼스 등 반도체 사업장으로 이동시킨 바 있다. 이번 전환배치에서도 비슷한 규모가 이동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사간 수요를 기반으로 희망하는 임직원에 한해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