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중후장대 기업들이 대내외적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선도적 투자를 통해 해당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미래를 향한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26일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글로벌 5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경제 산업 발전에 더욱 기여함은 물론, 미래 산업 트렌드를 적극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그룹도 친환경 전환과 디지털 전환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건설 분야 자동화, 무인화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사업 투자 등에 12조원을 투자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현대자동차
친환경 연구・개발(이하 R&D) 분야에는 총 7조원을 투자한다. 또 자율운항 선박 분야를 선도하고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등 디지털 분야와 제약·바이오 분야 진출을 본격화하고 업계 혁신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유망 업종의 지분 투자 등에 각각 1조원을 투자한다.

두산그룹도 25일 향후 5년간 소형모튤원자로(이하 SMR), 가스터빈, 수소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두산그룹은 4월 진출한 반도체 사업 관련해 기존 공장을 확장하고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투자를 점차 늘려갈 예정이며 협동로봇, 수소드론 등 미래형 사업 외에도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 5G 안테나 소재 사업 등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신규 사업에서도 사업 확장과 함께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도 24일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2025년까지 4년 동안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16조2000억원, 로보틱스・미래 항공 모빌리티(AAM)・커넥티비티・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재계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선도적 투자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주요 도시 봉쇄,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영위하는 분야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친기업 기조를 표방하고 있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화답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취임 초부터 친기업 행보를 이어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호응이자 향후 기업활동에 장애가 될만한 요소들을 제거해달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윤석열 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한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이 국내, 미래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것이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만 미래먹거리와 관련한 경쟁력 확보 및 선도자적 역할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윤 대통령 취임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등 일정에 맞춰 발표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면서도 "새 정부에게 기업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해 국내 기업들에 대한 칭찬, 윤 대통령의 친기업 행보 등에 대한 화답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글로벌 투자 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막대한 투자를 한다고 밝혔는데 직접적인 고용효과 뿐만 아니라 고용유발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미노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요기업들이 투자계획을 발표한 만큼 아직 투자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도 분주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