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바이오회사들이 신사옥, 재개발, 신약개발연구소 건설을 추진하며 사세(社勢) 확장에 전념하고 있다. 흩어졌던 계열사들을 모으고, 더 큰 도약을 위한 ‘기반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약품이 57년만에 순화동 사옥 재건축을 진행한다. / 동화약품
동아약품이 57년만에 순화동 사옥 재건축을 진행한다. / 동화약품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화약품을 비롯해 한독, 제넥신, 동국제약, JW그룹, 안국약품, 휴온스그룹 등 국내 중견 제약사들이 새집 마련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본사를 중심으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분산돼 있던 계열사를 한 곳으로 통합시키는 등 경영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동화약품은 57년만에 순화동 사옥 재건축에 돌입했다. 동화약품의 순화동 사옥은 1897년 동화약품의 전신인 동화약방이 설립된 자리다. 동화약품은 이후 이 곳에 현대식 건물과 공장을 건설해 간판제품인 ‘까스활명수’를 처음 생산했다.

준공 예정일은 2024년 12월이다. 이번 신사옥 건축으로 동화약품은 57년만에 본사 재건축을 시행한다. 신사옥은 지하 5층~지상 16층 규모(연면적 1만5818㎡, 4785평)로 설계는 간삼건축사무소, 건설은 CJ 대한통운 건설부문이 맡았다. 새로 짓는 사옥 2층은 기부채납을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독과 제넥신은 24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연구소와 신사옥을 준공했다. 한독 퓨쳐 콤플렉스는 연면적 2만1837㎡에 지상 8층, 지하 3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독 중앙연구소와 한독의 자회사 이노큐브가 입주한다.

한독은 중화동과 판교로 분리돼 있던 제품개발연구소와 신약개발연구소를 한독 퓨쳐 콤플렉스로 통합해 연구개발(R&D) 역량과 인프라를 강화했다.

또 한독 퓨쳐 콤플렉스 준공으로 관계사인 제넥신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노큐브를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확장한다. 지금까지 주로 임상 단계에서 협업이 이뤄졌다면, 이노큐브는 초기 단계의 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한다.

제넥신과 프로젠의 신사옥인 ‘제넥신 프로젠 바이오 이노베이션 파크(Bio Innovation Park)’는 연면적 3만9075㎡에 지상 9층, 지하 3층으로 구성됐다. 주차장 및 공용공간을 제외한 6개층은 제넥신, 2개층은 협력사인 프로젠이 사용하고 있다.

제넥신은 후기 임상단계에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상업화에 주력하는 만큼 본사 이전을 통해 사업개발, 임상개발, 연구소를 한 곳에 모아 업무 효율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대치동에 터를 잡은 후 30여년 만이다. 동국제약 신사옥은 지하 4층, 지상 16층에 전체면적 9293.64㎡ 규모다. 회사는 사옥 이전을 통해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업무 효율성도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은 청담 신사옥에서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일반의약품(OTC)과 헬스케어 부문을 기반으로 전문의약품(ETC)으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JW그룹과 안국약품도 신사옥 이전을 통해 연구개발 등 주요 사업 인력을 한자리에 모은다. JW그룹은 현재 과천지식정보타운에 1200억원을 들여 사옥을 마련 중이다. 2023년 완공 예정으로 주요 계열회사 입주를 계획했다.

특히 신사옥 내에는 통합 R&D센터를 조성해 JW중외제약 연구소, C&C신약연구소, JW신약, JW크레아젠, JW바이오사이언스 등 개별 운영해 온 R&D 인력과 시설을 통합하기로 했다.

안국약품 신사옥은 2023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서울 본사 내 사업부서와 수도권 각 지역에 나눠져 있는 연구동, 안국바이오진단, 안국뉴팜, 빅스바이오 등 계열회사를 한곳에 집중시킬 방침이다.

휴온스그룹은 지난해 7월,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건립한 그룹 통합 신사옥에 입주했다. 신사옥은 지하 5층, 지상 10층, 전체면적 3만8489㎡ 규모다.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는 그룹의 비전을 실현하고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그룹 설명이다.

휴온스그룹은 신사옥 입주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1965년 창립 이후 첫 사옥이자 주요 계열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계열사 간 소통과 협업, 사업 연결성 등을 한층 강화해 그룹의 확장과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IT기업 같은 첨단 기업 이미지를내세우며 신사옥을 세우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교통이 편한 중심지로 본사를 옮겨 젊은 인재를 끌어모으는 한편, 해외 바이어 접근성을 높여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