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취임 6개월 만에 조직 쇄신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반도체연구소를 비롯해 30명쯤의 임원이 물갈이됐고 대외 위기 관리 컨트롤타워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2일 반도체 선행기술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조직인 반도체연구소를 중심으로 보직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통상 매달 소폭의 인사이동을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보다 규모가 큰 편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 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 삼성전자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신임 반도체연구소장으로 송재혁(55)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을 선임했다.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송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기술개발 역량을 전문화하기 위해 메모리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메모리TD(Technology Development)실을 D램 TD실과 플래시 TD실로 분리했다. D램 TD실장은 박제민(51) 부사장이, 플래시 TD실장은 장재훈(53) 부사장이 각각 맡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서도 임원 인사를 냈다.

신임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에는 남석우(56) DS부문 CSO 및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부사장이, 신임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인프라기술센터장에는 장성대(58)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환경안전센터장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인사에 앞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5월 경영지원실 지원팀 산하에 ‘사업위기관리’(BRM) 그룹을 신설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돌발이슈가 잇따라 터져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외 리스크를 전사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기 위함이다.

BRM 그룹은 공급망 위기 등 리스크 발생 시 유관부서를 모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고 CEO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달 초 정기인사 외에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상시로 하고 있다"며 "이례적인 문책성 인사는 아니며 반도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 조치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