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성공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타이밍’이다. ‘타이밍’ 전략이 필요한 곳이 또 하나 있다. PC 시장이다. PC 가격은 변동을 겪는다. 그 중에 그래픽카드, CPU, 메모리(RAM)와 같은 핵심 프로세서 부품의 가격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특히 그래픽카드는 지난해 가상화폐 채굴 수요 급증으로 인해 돈 주고도 못 사는 그야말로 희귀 아이템이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순수하게 극강의 게이밍 환경을 만들어보려는 소비자들은 PC 구매 시기를 기약 없이 늦춰야만 했다.

PC를 구성하는 부품 중 핵심군으로 꼽히는 CPU.  / 인텔
PC를 구성하는 부품 중 핵심군으로 꼽히는 CPU. / 인텔
◇ 부품 가격 하락장…안정권 진입

‘언젠가 기회는 다시 온다’는 주식의 명언처럼 PC 시장에도 기회는 왔다. 조립 PC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그래픽카드 가격은 가상화폐 채굴 수요 이전 단계로 회복했다.

최근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채굴 수요가 줄었고, 채굴에 사용됐던 그래픽카드가 중고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다"라고 전한다.

최근 1년 간 그래픽카드 가격 변동을 보면, 지난해 2분기에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의 경우, 출시가에 비해 높은 9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됐다. 이후 3·4분기에 가격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RTX 3070의 지난해 4분기 가격은 130만원대였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그래픽카드 가격은 올해 2월쯤부터 정상화를 되찾고 있다. 현재(6월 기준) RTX 3070은 80만원대이다.

메모리(RAM)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DDR4의 경우 지난 해 같은 시기보다 15% ~ 20%가량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안정세가 D램 공급이 안정화되고 중국으로부터 공급 차질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CPU의 경우 가격이 소폭 상승했으나 이는 환율 상승 및 물류 비용 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제품 단가에 대한 변화는 없다. 12세대 인텔 코어 i7-12700K의 경우 출시가 50만원 초반대에 판매되고 있다.

◇ 내게 맞는 PC는

PC 사양 선택은 사용 환경과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반 업무나 기본 사양의 게임은 12세대 인텔 i3 CPU 급으로도 충분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다만 4K 화질의 영상 작업이나 고사양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i5급의 고사양이나 i7 CPU가 적합하다. 12세대 인텔 코어 CPU는 성능 중심의 P-코어, 효율성 중심의 E-코어로 나눠져 있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구조이기 때문에 사용 환경에 따른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 어떤 PC를 구매해야 할까?

i3급 CPU는 인텔 i 시리즈에서 보급형에 속하지만 성능은 게이밍까지 충분히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조립 PC 전문 업체 마인드PC에 따르면 가성비 좋은 게이밍 PC를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 인텔 i3-12100 CPU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 그래픽카드를 추천하고 있다.

최근 인기 게임을 풀옵션으로 설정해 즐기고자 한다면 i5-12600K로 충분하다.

조립 PC 업계 전문가는 "인텔 CPU가 12세대로 넘어오면서 코어 수 개선이 크게 이뤄졌다. 게이밍 환경에서는 코어 수가 중요한데, 12세대에서는 i5-12600K가 가진 12개의 코어 수로도 현재의 거의 모든 게임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i5-12600K의 경우 지포스 RTX 3080 그래픽카드와의 조합을 추천한다. 이 조합의 경우 그래픽카드 사용률이 높아져도 CPU에서 이를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 이외 i5 계열에서 i5-12400, i5-12500을 선택한다면,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3060, RTX 3060 Ti 그래픽카드 구성을 제안한다.

게임뿐만 아니라 영상 편집, 게임 방송 등 다양한 사용 환경이 필요한 경우라면 i7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i7급 CPU의 경우 그래픽카드 조합이 다양해진다. 게임과 다양한 작업을 하는 경우라면 RTX 3080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영상 작업 및 방송 등을 주로 하는 경우라면 RTX 3060 그래픽카드로도 충분하다.

업계 전문가는 "CPU와 그래픽카드가 손실 없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픽카드는 성능을 90% 이상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CPU는 40~50% 정도로 여유를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