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폭락하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액면분할 카드를 꺼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오히려 테슬라 주가는 반짝 반등세 이후 다시 하락을 거듭하며, 여전히 두달전 최고점의 절반쯤에 머무르는 상태에 놓였다.

액면분할에 이어 상하이 봉쇄조치로 뒤늦게 조업 재개에 나섰던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공장가동률 100%에 도달했다는 낭보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위축된 투자 심리를 돌리지는 못한 모양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인상 등 하락 요인의 영향이 훨씬 커 상쇄효과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충전기. / 이민우 기자
테슬라 충전기. / 이민우 기자
나스닥 시세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테슬라의 주가는 주당 647.21달러(83만3000원)를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각) 장마감 당시 기록됐던 696.69달러(89만6000원)에서 7.1%하락했다. 올해 4월 주당 1145.45달러(147만4000원)와 비교하면 가치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테슬라의 이번 주가 하락은 주식 액면분할을 선언한 이후에 발생했다. 테슬라는 10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월 연례 주주총회 안건 보고서에서 주식 3대 1 액면분할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테슬라는 당시 액면분할의 이유로 주주가치제고와 주식 소유 직원에 대한 보상을 꼽았다. 다만 업계는 근본적인 이유로는 폭락한 주가 부양을 주된 목적으로 꼽고 있는데, 테슬라의 액면분할 선언이 예상보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다.

14일 오후 현재도 테슬라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장마감 당시 기록했던 주가보다 0.6%하락해 주당 3.91달러(5100원)쯤이 더 빠졌다. 최근 기록한 하락폭보다는 적은 편이나, 같은 추세를 지속하면 주가가 불안 심리로 인해 근시일내 추가 하락할 우려도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 미국 연방준비제도
업계와 금융전문가들은 액면분할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주가가 맥을 못추는 이유로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영향을 꼽았다. 2년이상 지속된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우 전쟁, 공급망 불균형 등으로 인해 국제물가가 급등한데다, 각 국가들이 물가잡기를 위해 빅스텝 등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 됐다는 것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3대1 액면분할을 시도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충분히 긍정적인 소식이나 현재 전체적인 투자 시황이 좋지 않다"며 "상하이 공장 등도 정상 가동에 들어갔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글로벌적인 영향이 많다보니 긍정적인 요인이 잘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중국 법인은 13일 상하이 봉쇄 이후 재개된 조업에서 공장가동률을 100%로 정상화하는데 성공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누적 차량 생산량도 4만대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2교대로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차량을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