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여파로 국내 웹툰·웹소설 이용자들이 연간 약 690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19일 추산했다.

웹툰·웹소설 앱 요금 인상에 따른 국내 이용자 연간 추가 부담액 추정. /양정숙 의원실 제공
웹툰·웹소설 앱 요금 인상에 따른 국내 이용자 연간 추가 부담액 추정. /양정숙 의원실 제공
음원 스트리밍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를 포함할 경우 전체 콘텐츠 앱 이용자들이 추가 부담할 금액은 3천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양정숙 의원실은 덧붙였다.

양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구글 인앱결제 여파로 약 492만8천명으로 추정되는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가 연간 689억9천만원을 추가로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류별로는 웹툰 유료 이용자 301만명의 부담이 연간 약 381억1000만원 늘고 웹소설 이용자 191만8000명의 부담이 308억8천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OTT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의 추가 부담액 추정치 2300억원과 더하면, 콘텐츠앱 이용자의 추가 비용이 3000억원에 근접한다는 관측이다.

양 의원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에 유료결제 경험 비율을 곱해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 수를 추정했다.

또, 남녀 웹툰·웹소설 월평균 유료이용금액에 남녀 비율(50.9% 대 49.1%)을 적용해 '가격 인상전 월평균 이용금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20% 인상률을 적용한 '가격 인상후 이용금액'을 산출한 뒤 이들간 차액에 12개월을 곱해 연간 추가 부담액을 산출했다.

다만 이는 유료이용자들의 콘텐츠 결제가 모두 인앱결제라고 가정하고 산출한 것이다. 앞서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23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웹툰·웹소설 결제 수단인 쿠키의 앱 내 결제금액을 개당 100원에서 120원으로 20% 인상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달부터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대여·소장에 사용하는 캐시 가격을 1천캐시당 1천원에서 1천200원으로 20% 높였다.

양정숙 의원은 "구글은 국내 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 날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근본 원인은 국내 앱마켓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86.2% 이상 점유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며 "앱마켓 시장의 경쟁촉진과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이 지난 17일 발의한 개정 법안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인 모바일 콘텐츠 등 제공사업자가 하나의 앱 마켓에 등록하는 경우 정부가 동일한 이동통신단말장치를 통해 이용이 가능한 다른 앱 마켓에도 앱 등록을 권고할 수 있다.

양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무형의 비용과 절차 때문에 여러 앱 마켓에 등록을 기피하던 사업자가 수월하게 다양한 앱 마켓에 모바일 콘텐츠를 등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처럼) 스마트폰 OS와 앱마켓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업자가 다른 앱마켓의 설치·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도 추가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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