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이 공동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Xocova)’의 승인여부를 곧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전세계 세 번째 경구용(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 5월 일본에서 시행된 ‘긴급승인제도’를 적용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으로, 일본 내에서도 자국이 개발한 첫 코로나19 치료제 공개에 주목하는 분위기지만, 유효성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는 의견도 존재해 승인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오노기제약 본사 전경. / 시오노기제약
시오노기제약 본사 전경. / 시오노기제약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22일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승인을 위한 심의에 돌입한다. 조코바는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다.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SARS-CoV-2) 복제에 필수적인 단백질 분해효소를 저해하는 기전을 갖고 있으며,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감염초기 하루 1회 5일간 복용하도록 설계됐다.

시오노기제약이 최근 일본에서 발표한 조코바 임상 결과에 따르면 바이러스 역가 및 바이러스 RNA(리보핵산) 부문에서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4일째 바이러스 역가 양성 비율이 위약군에 비해 60~80%까지 감소했다. 또 투약군에서 입원 혹은 입원과 유사한 치료가 필요한 악화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심각한 부작용이나 이상 사례는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오노기는 올해 2월 후생노동성에 조코바의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5월에 의약품 의료기기법 개정안이 일본 참의원(상원)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긴급승인제도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심의는 해당 제도에 대한 승인여부를 판단하는 자리로, 승인될 경우 2년동안 실제 환자에 사용되면서 안정성과 유효성을 평가받게 된다. 만약 평가를 충족시키지 못하게되면 승인은 자동 취소된다.

일본 언론은 자국의 첫 코로나19 치료제 공개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다. 일본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조코바의 후생노동성 승인 심의 일정을 보도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승인 가능성에 대한 여부도 긍정적이다. 이미 일본 정부는 조코바가 승인되면 100만명분을 구입하기로 시오노기와 기본합의했고, 올 가을을 기점으로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재유행이 점쳐지면서 어느때보다 코로나 치료제를 비축해 놔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시오노기제약이 특허청에 조코바 상표를 출원하는 등 일본의 승인 상황에 발맞춰 움직일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동제약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하반기 내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 백신 생산은 일동제약 안성공장이 담당하게 된다.

조코바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승인될 경우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리토나비르·니르마트렐비르)와 MSD(머크)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에 이어 세계 3번째 경구용 치료제가 된다.

다만 조코바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와 기침, 인후통 등 증상개선은 확인됐지만, 최종 목표로 정한 효과에는 이르지 못해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또 일본 언론에 따르면 조코바의 동물임상 중 토끼 등 태아에 기형이 나오는 부작용이 발견돼, 임산부 투여를 막는 안전한 복약 관리 방법에 대한 확립 여부도 주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부에서는 조코바에 치명적인 독성이 없다는 판단이 확립되면 긴급사용승인을 선재 적용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며 "일본 승인과 발맞춰 국내 규제당국도 승인 검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조코바에 대한 불안정한 요소가 존재해 최종 승인까지는 험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