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 주요 OTT가 시청자로부터 인기를 끈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콘텐츠를 한번에 고개해 몰아보기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매주 1-2편만 순차 공개하는 식이다. 이는 더 효과적인 시청자 유입 전략으로서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고객 록인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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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HBO, 애플, 디즈니, 아마존, 훌루 등 OTT는 방송사처럼 매주 1-2편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택했다. 넷플릭스가 초창기 택했던 ‘시리즈 동시공개’ 전략에 맞서기 위한 후발주자들의 새로운 전략이다.

업계는 각 OTT기업이 더 효과적인 시청자 유입 전략을 발굴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순차공개를 통해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이들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이용자를 묶어두는 것)’를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매달 구독을 결정하는 OTT 요금제 특수성을 고려하면 순차 공개가 시리즈가 종영될 때까지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화제성도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다.

FT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전쟁의 초기 전투에서 승리하도록 도운 ‘몰아보기’ 서비스의 대항마 전략을 찾기 위해 다른 OTT가 고군분투한 결과다"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도 새로운 콘텐츠 공개 전략을 택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동시공개’ 방식이 아니다. 경쟁 OTT에 비해 ‘순차 공개’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최근 주요 오리지널 드라마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끊어서 공개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의 야심작 ‘한국판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6부작으로 구성된 1부를 24일에 공개했는데,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을 하반기에 공개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 5월 말 ‘기묘한 이야기 시즌4’도 순차공개 방식을 택했다. 넷플릭스는 시즌4의 마지막 두편을 오는 7월 초 주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5주간의 간격을 두고 이용자들에게 사실상 결말에 해당하는 부분을 시간을 두고 공개했다.

국내 OTT의 경우 ‘순차공개’ 방식이 두드러진다. 티빙은 시리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괴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순차 공개했다. 쿠팡 플레이도 최근 기대작인 ‘안나’를 매주 2회씩 순차 공개한다. 왓챠도 오리지널 시리즈를 매주 한두 회차씩 선보이고 있다.

다만 방송사와 연계해 다양한 공개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웨이브는 인기있는 OTT 콘텐츠를 지상파·종편 등과 동시 공개하거나, TV 본방송 직후에 OTT에서 공개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OTT들의 콘텐츠 공개 전략이 코로나시기보다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방송사처럼 순차공개를 하다가도, 콘텐츠별 특수성에 따라 공개 속도와 주기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하이브리드화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콘텐츠별로 이용자를 묶을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전략을 택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