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의 약탈적 이동통신 요금제와 마케팅에 전국 휴대폰 판매점이 제대로 뿔났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유통 업체들은 정부를 상대로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약탈적 사용료 정책을 막아야 통신시장 경쟁 질서 왜곡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KMDA)는 6일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에게 전달하는 공개 성명서를 통해 "KB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자인 KB리브엠에 대한 언론 및 관련 정부기관, 통신사 등을 통한 계속되는 항의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자금력을 앞세운 불공정한 통신시장 혼탁 행위가 벌어진다"며 "혁신서비스 없이 금권 마케팅으로 통신시장을 교란하는 KB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재인가 취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KMDA 측은 KB리브엠이 고객에게 과다 사은품을 제공하거나 원가 이하의 덤핑수준 요금 할인 정책을 편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이라는 기업 특성상 서민 대출이자 수익을 통신시장 마케팅 용으로 활용하며 시장질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대 은행이 2021년 벌어들인 예대 마진 규모는 34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일부가 통신시장 마케팅 용으로 활용됐다는 것이다.

KMDA 측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산하 3000여 대리점과 1만2000여 이동통신 매장, 5만명이 넘는 고용 청년들은 알뜰폰 사업자를 통신 산업 일원으로서 인정하고 선의의 공정 경쟁을 펼치려 했다"며 "하지만 금융 대기업인 KB 국민은행은 이동통신 매장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막대한 요금할인을 고객들에게 상시 제공하고 파격적 사은품을 줬고, 이동통신 매장이 어렵사리 모집한 가입자를 빼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KB국민은행은 현재 도매대가 3만3000원인 음성/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24개월간 최저
2만4800원에 제공하는 등 24개월간 20만원에 가까운 약탈적인 요금할인을 제공 중이다"며 "국회와 정부의 지적에도 KB국민은행의 영업 행태는 변함이 없었고, KDMA는 올해 4월 KB 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에게 KB 리브엠의 금권 마케팅 즉시 중단과 내년 금융규제 샌드박스 기간 종료 시 알뜰폰 사업 철수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금융위와 KB 금융지주 모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 측은 "KB 리브엠은 하반기부터 기존 LG유플러스 망 외에 SK텔레콤, KT 망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며 "KB 국민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까지 우후죽순처럼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자본력을 앞세운 통신 시장 경쟁 질서가 왜곡될 것인 만큼, 금융권의 알뜰폰시장 진입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