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비건 열풍이 거세다. 다양한 대체육과 비건(Vegan·채식주의자) 식음료가 출시되고 비건 전문식당이 늘고 있다. 유통업계는 현재 국내 비건인구를 250만명으로 추산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리서치뷰는 세계 비건 시장 규모가 2018년 15조원에서 2025년 28조6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일부 마니아에 국한됐던 비건이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으로 동물성 제품 소비를 줄이자는 인식으로까지 확산되고,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앞으로 비건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먼키 강남점에서 열린 비건빵 시식회. / 먼키
먼키 강남점에서 열린 비건빵 시식회. / 먼키
디지털 외식플랫폼 먼키는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비건식단 전문 브랜드 룰루비건과 비건빵 시식회, SNS 이벤트 등 협업에 나섰다. 지난달말 먼키 지점에서는 룰루비건의 비건 프로틴 통밀빵 깜빠뉴 런칭 시식회가 열렸다. 비건빵과 일반빵을 소비자가 직접 먹어봄으로써 비건빵도 맛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룰루비건은 동물성 DNA 검사와 HACCP 인증, 식물성 단백질 비건인증 등 비건식단 전문 브랜드다. 먼키는 IT, 인공지능(AI) 공유주방 시스템을 접목한 외식플랫폼으로 강남, 시청, 영등포 등 수도권 핵심 상권에 7개 지점, 130여개 식당을 운영 중이다.

먼키는 배달과 홀식사, 픽업, 팀구독, 식사구독 등 5중 매출 구조로 외식사업자가 안정적인 매장 운영을 할 수 있다. 자체주문앱인 먼키앱 배달 수수료는 5%다.

현대그린푸드, 비건 식품 사업 본격화

현대그린푸드도 비건 식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현대그린푸드는 자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의 채식 간편식 신제품 ‘베지라이프’를 론칭했다.

베지라이프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식단형 식품으로, 함박스테이크·순두부강된장 해초밥·호두고추장 비빔밥 등 6종으로 출시된다. 통상적으로 음식에 사용되는 고기, 수산물 등 동물성 식재료를 모두 식물성 식재료로 대체했다.
베지라이프는 비타민D·철분·단백질·오메가3·칼슘 등 채식주의자에게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게 특징이다. 급속 냉동 기술을 적용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그릇에 따로 옮길 필요 없이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넣어 4~5분만 돌리면 돼 조리도 간편하다.

현대그린푸드는 베지라이프 출시와 함께 이달 중순부터 식자재를 공급 중인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B2B 대체육 식재료인 베지 미트볼과 베지 함박스테이크를 유통한다. 회사 측은 비트와 파프리카를 사용해 고기의 색감을 내고, 대체육의 단점으로 꼽히는 콩냄새를 최소화하면서 실제 고기를 씹는 것 같은 식감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그리팅몰 내 비건 카테고리의 지난달 매출은 처음 비건 카테고리를 만든 2021년 12월과 비교해 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아워홈, 구내식당 비건 식단 편성 확대

아워홈은 구내식당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식단 편성을 확대했다. 지난 해부터 실시해온 친환경 그린캠페인 ‘가치 EAT GO’의 일환으로 육류 중심 소비를 줄이고 환경 보호 가치를 고취하자는 취지다.

아워홈이 구내식당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식단 편성을 확대한다. / 아워홈
아워홈이 구내식당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식단 편성을 확대한다. / 아워홈
한식 ‘채식 부대찌개’, 양식 ‘라따뚜이 비건 파스타’를 비롯해 테이크아웃 전용 제품 ‘후무스 샐러드’와 ‘비건 버거’ 등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메뉴 4종을 선보였다. 본사 구내식당을 시작으로 전국 구내식당에 비건 메뉴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최근 테이크아웃 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비건 식단뿐 아니라 테이크아웃 제품도 비건 메뉴를 새롭게 편성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환경보호 가치를 전달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