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크린 제품이 세계적 가전 수요 침체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 LG전자 ‘스탠바이미’ 등 혁신 가전은 한때 출고가 보다 비싼 몸값에 완판행진을 이어갔지만 코로나19 펜트업 효과가 사라졌다. 제품 수급이 안정화 되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다.

18일 유통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월 출시한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 최저 가격은 최근 네이버쇼핑에서 66만5000~74만원대에 형성됐다. 출고가격이 119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반토막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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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 유통가격 / 네이버쇼핑
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 유통가격 / 네이버쇼핑
3월 초만 해도 더 프리스타일은 150만~260만원대에 팔렸다. 출가가에 웃돈까지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제품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5월 80만원대, 6월 70만원대, 7월 60만원대로 유통가격이 주저 앉았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 홈페이지에서도 정가 900달러(118만4000원)에서 100달러 할인한 800달러(105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더 프리스타일은 180도까지 자유자재로 회전해 벽이나 천장, 바닥 등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 100인치(대각선 254㎝) 크기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다. 830g의 가벼운 무게와 한 손에 들어오는 미니멀한 사이즈로 휴대가 간편하다. 휴대용 배터리를 연결하면 실내뿐만 아니라 캠핑 등의 야외 활동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가전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 프리스타일은 간편한 휴대성 덕에 올해 초 큰 인기를 끌었지만, 가격 대비 기본 성능이 달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유통채널에서 가격 인하 경쟁이 펼쳐지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LG 스탠바이미 유통가격 / 네이버쇼핑
LG 스탠바이미 유통가격 / 네이버쇼핑
LG전자의 히트작 LG 스탠바이미도 소비심리 위축 여파에 과거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출고가는 109만원이지만, 최근 유통채널에서 90만원 초반대로 판매되며 하락 추세를 보인다.

스탠바이미는 지난해 8월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출시를 시작했다. 기존 TV와 다른 무빙스탠드 디자인 제품이다. 스탠드 아래 탑재된 무빙휠로 집 안 원하는 곳으로 옮겨가며 전원 연결 없이도 최장 3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탠바이미는 2021년에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해 품귀 현상이 있었지만 생산량을 늘린 올해 초부터 온·오프라인에서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과 LG전자 스탠바이미 등 ‘신(新)가전’의 가격방어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가 더해지면서, 유통 채널의 재고 소진이 끝난 후에는 추가적인 출고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요인에도 TV 등 스크린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차기작의 기존 출고가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최악의 경우 신제품 출시 시점을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