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D램 수요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반도체는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으로 업황 둔화는 내년 양사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3년 D램의 비트 단위 수요 증가율(비트 그로스)을 8.3%로 예상했다. 사상 처음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이 10%를 밑돌 수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 기반 첫 CXL 메모리 샘플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 기반 첫 CXL 메모리 샘플 / SK하이닉스
같은 기간 D램 공급 비트 그로스는 14.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요보다 공급이 더 늘어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낸드플래시의 수요와 공급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28.9%, 32.1%다. D램보다는 수요 성장세가 비교적 견조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PC와 노트북 등 메모리 시장 수요가 위축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메모리 제조사들이 재고 조정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증한 비대면 수요 덕에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메모리 사이클에 따라 2021년 말부터 가격 조정 국면을 맞았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스마트폰과 PC 등 IT 제품 수요가 위축됐고, 기업들의 서버 투자도 보수적으로 전환되면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6월보다 14.0% 하락했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도 6월보다 3.8% 내렸다.

트렌드포스는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세계 소비 시장이 비관적이다"라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기업 주문량이 계속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