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천하다. 플래그십폰 10대 중 6대는 아이폰이다. 강력한 경쟁사는 삼성전자다.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Z폴드4·플립4’ 등 새 폴더블폰을 공개하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성에 도전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10일 오후 10시 미국 뉴욕에서 언팩행사 발표자로 나와 갤럭시 Z폴드4·Z플립4를 공개한다. 폴더블폰 신제품의 디자인은 2021년 나온 제품과 비슷하지만, 화면 주름과 배터리 용량 등 성능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Z플립3를 소개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를 소개하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 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수량 기준)은 23.7%로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대 승부처인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의 벽이 두텁다. 애플은 1분기 점유율 62%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는 점유율 16%에 그쳤다. 모델별로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아이폰이 차지했다. 수익성에서 매번 애플에 밀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을 위해 ‘스테디셀러’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과감히 내려놨다. 대신 폴더블폰 대중화로 갤럭시노트 시리즈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판매량은 2020년 마지막 제품까지 매년 평균 1000만대쯤이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4 시리즈 연간 출하량 목표치는 이보다 많은 1500만대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 비중은 3%에 불과하다. 하지만 폴더블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줬다. 2024년에는 세계 폴더블폰 시장이 3000만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2년 뒤에도 주도권을 잡게 된다면 애플의 독주를 깨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의 ‘갤럭시 언팩 2022’ 디지털 옥외 광고 / 삼성전자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의 ‘갤럭시 언팩 2022’ 디지털 옥외 광고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한 결단으로 갤럭시Z폴드4 가격을 동결하고 갤럭시Z플립4는 소폭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 환율 등 원가 상승 요인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격을 인하한 것과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Z폴드4 256GB 모델은 199만8700원, 512GB는 209만7700원으로 전작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판매의 70%를 차지하는 갤럭시Z플립4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129만9000원으로 전작보다 4만5000원 오를 전망이다. 처음 도입하는 512GB 모델은 139만8000원이 유력하다.

노태문 사장은 7월 21일 자사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일부 소수의 소비자를 위한 제품으로 시작했던 폴더블폰이 빠른 속도로 대세로 거듭나면서 진정한 대중화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며 "올해는 고객들이 새로운 사용 방식을 시도할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한) 타협 없는 개선으로, 더 풍성하고 최적화된 폴더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