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패드를 구매한 권(32세, 회사원)씨는 설렘이 컸다. 제품 개봉 후 초기 설정을 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만 하면 됐다. 그런데 설정 메뉴 위로 계속해서 빨간색 알람이 하나 떠 있었다. 찝찝한 마음에 설정 메뉴에 접속했는데, ‘아이패드 설정 마저 하기’ 제목의 창이 하나 떴다. 여기에는 ‘애플 아이디, 시리(Siri), 페이스 아이디, 애플 페이(Apple Pay) 등을 설정하여 아이패드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보세요’라는 문구가 있었다. 권씨는 이미 애플 아이디, 페이스 아이디, 시리 등 설정을 끝냈는데, 알람의 이유는 ‘애플 페이(Apple Pay)’ 설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애플 페이 설정 때문에 빨간색 알람이 사라지지 않아 황당하기만 했다.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를 구매한 후 초기 설정할 때 애플 페이를 설정하라는 문구가 나온다. 다른 추가적인 설정을 완료해도 ‘애플 페이’ 설정을 마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알람이 뜨는 식이다.

아이패드 설정 메뉴를 누르면 나오는 애플 페이 설정 관련 안내문 / 이유정 기자
아이패드 설정 메뉴를 누르면 나오는 애플 페이 설정 관련 안내문 / 이유정 기자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성가신 상황이다. 쓰지도 않는 애플 페이 관련 설정 때문에 빨간색 설정이 화면에 나타나는 탓이다. 불만스럽다는 의견을 표출하는 이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애플 페이는 삼성 페이와 달리 한국에서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설정을 한다 하더라도 의미가 없는데, 무조건 설정을 끝내야 알림이 뜨지 않는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이디와 국가 설정이 한국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정을 완료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소비자 불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친다.

업체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애플 페이 기능 이용이 불가능한 만큼 흔하지 않은 경우로 보인다"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애플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애플은 연말 쯤 한국에서의 애플 페이 기능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여신업계와 밴(VAN)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애플 페이 측과 국내 서비스에 대한 합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애플 페이의 연말 국내 서비스 시작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확인은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zzon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