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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소장의 슈퍼컴퓨터 이야기] (31) 항공기 개발의 필수품, 슈퍼컴퓨터

입력 : 2015.03.09 16:15:25


유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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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2월 첫 비행을 시작한 ‘보잉 787 드림라이너’. 이 비행기는 세계 최대 항공우주 기업인 보잉의 항공기 중 처음으로 기체 대부분을 탄소복합재료를 사용한 비행기다.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광폭 항공기이기도 하다. 

보잉은 ‘드림라이너(Dreamliner)’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힌 바 있다. 비행중인 항공기의 날개는 양력으로 휘고 비틀리게 된다. 특히 돌풍 등의 난기류를 만나면 날개 전체가 진동하게 되는데, 이는 항공기의 안전과 직결된다. 날개를 단단하게 만들어 이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낮은 연비가 문제다. 보잉은 여러 고민 끝에 높은 강도가 요구되는 부분은 보강을 하고 날개 전체는 가볍고 내구성이 높은 복합재료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보잉은 자사가 보유한 800노드 규모의 슈퍼컴퓨터 전체를 이용해 설계를 진행했다. 하지만 다양한 날개의 형태를 시험하기 위해서는 그 용량이 부족했다. 또 기존의 알루미늄과 달리 복합재료는 계층의 구조 및 방향 등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았다.

결국 보잉은 미국 에너지성 산하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가 보유한 미국 최고, 세계 2위의 슈퍼컴퓨터인 ‘타이탄’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설계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었다.

사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날개를 개발하는 것이 보잉사에서는 낯선 장면은 아니다. 

▲보잉사의 슈퍼컴 활용: 80년 초에 슈퍼컴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개발의 필수도구가 되었다. 이를 이용하여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대폭 감축할 수 있었다 (출처: 보잉사)


70년대 말 767을 개발할 때만해도 슈퍼컴을 사용하지 않고 날개모형을 실제로 만들어 성능을 평가했다. 이 당시 만들었던 날개모형이 77개였다. 하지만 슈퍼컴을 활용해 80년대 초에 개발한 757의 경우는 그 수가 38개로 대폭 감소했다. 또 90년대 초 777의 개발에는 18개, 2000년대 중반 787의 경우는 11개로 그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슈퍼컴을 이용해 날개제작에 필요한 시간 및 비용을 대폭 감축할 수 있었다. 또한 날개의 성능을 측정하는 풍동장치의 사용횟수를 반으로 줄여 실험비용도 획기적으로 절약했다.

이러한 시간 및 비용의 절감에도 불구하고 개발된 제품의 질은 오히려 향상됐다. 예를 들어 707의 개발에는 불과 3~4개의 상황을 가정하고 설계를 했지만 787의 경우 수 천 개의 상황에 대해 평가할 수 있었다.

항공기 설계에서 슈퍼컴의 활용은 날개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앞날개 및 꼬리날개 외에도 조종석 및 동체의 모양, 바퀴덮개의 역할을 하는 플랩 트랙 페어링(Flap Track Pairing), 심지어 엔진의 설계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항공기 설계에의 슈퍼컴 활용: 앞날개 및 꼬리날개뿐 아니라 조종석 및 동체의 모양, 객실소음, 엔진 등 항공기 설계 전체에 슈퍼컴퓨터가 활용되고 있다 (출처: 보잉사)


슈퍼컴퓨터 예측능력은 계산능력의 향상, 관련기술의 진보, 그리고 축적된 데이터 등에 힘입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초기에는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했던 정확도가 이제는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됐다.

예를 들어 최근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737-MAX의 경우를 살펴보자. 날개 끝에 수직으로 판을 덧대면 날개의 실제 길이보다 더 큰 양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풍동 실험과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하면 정성적은 결과는 물론이고 정량적인 결과까지도 일치한다.

▲슈퍼컴퓨터의 예측: 슈퍼컴퓨터는 현재 풍동실험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사진은 개발중인 737-MAX의 날개부위에 대한 풍동실험 및 슈퍼컴 시뮬레이션 결과 (출처: 보잉사)


항공기 설계에 슈퍼컴을 활용하는 다른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국 AAI사는 직원 2600명, 매출 6.7억 달러 규모의 국방 및 항공 기업이다. AAI사는 미 육군 및 해병대에서 사용하는 무인정찰기를 생산하고 있다. 첨단의 영상장치를 탑재해 전장상황을 사령부에 전달하는 이 무인기로 주요결정에 필요한 귀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슈퍼컴퓨터로 개발한 무인기: 미국 AAI사의 RQ-7 무인정찰기는 첨단의 영상장비를 탑재하여 전장상황을 생생하게 사령부에 전달할 수 있다 (출처: AAI사)


무인기의 특징은 개발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개념설계에서 시작해 초기설계, 원형(prototype), 완제품의 제작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유인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 및 시간이 소요되는 풍동실험 및 시험비행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AAI사에서는 고성능컴퓨터를 이용하여 이를 해결하였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여러 디자인을 시험한 후, 그 중 유망한 디자인을 골라 풍동실험 등 다음단계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개발비용 및 시간을 대폭 절약했다.

초기에는 낮은 수준의 분석을 해 전체적인 방향을 정하고 개발이 진행되면서 점차적으로 보다 자세한 분석을 수행했다. 특히 전체 저항의 25%까지 차지하는 바퀴부분의 설계는 보다 정밀한 분석으로 체공시간을 대폭 향상시켰다.

슈퍼컴은 또한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에도 기여한다. 바다를 통과하는 여객기에게 난기류는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위협이다. 지상에서의 폭풍우는 레이더 등을 통하여 그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바다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조종사는 비행 전 기상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운항계획을 수립한다. 이륙 후에 발생하는 위협은 위성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4시간 간격으로 전달받는다. 하지만 위성영상만으로는 난기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어렵고 그나마 4시간 간격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된 정보로 조종사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대기과학연구소(NCAR)는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영상과 NCAR의 기상모형을 이용하여 난기류와 번개 등의 위협에 대한 8시간 일기예보를 한 시간 간격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조종사들은 이를 이용하여 폭풍우를 피하여 수백 킬로의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지 아니면 폭풍우를 뚫고 직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보다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지수 소장 약력]
-미 보스턴대학 물리학 박사
-독일 국립슈퍼컴센터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센터장
-사단법인 한국계산과학공학회 부회장
-Journal of Computational Science 편집위원
-(전) 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소장
-(현) KIST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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