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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의 디지털사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사회변화 시나리오

입력 : 2017.07.15 07:00:00


이명호 여시재 Solution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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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은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미래 사회를 전망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 수 있다. 변화의 힘과 사회(대중)의 수용과 갈등 등 여러 요소가 유동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현재와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전망한다는 것은 더욱 무모한 일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불안하게 미래를 바라보는 것보다는 윤곽이나마 미래를 그리며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마음의 위안이 될 수도 있다. 아니 미래에 대한 기대가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미래학의 방법론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것이 있다.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힘과 불확실성을 축으로 하여 여러 가지 가능한 미래를 구성해 보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 방법론은 미래의 다양한 선택의 영역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을 준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사회를 그려볼 수 있는지를 상상해 보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사회발전이라는 것은 생산수단, 생산양식의 발전이며, 그 기저에는 지식의 증가에 있다. 문자, 인쇄술, 인터넷은 지식의 축적과 전파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켰으며, 더 많은 사람(대중)이 전문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사회발전은 소수가 누렸던 전문성이 일반화, 대중화되는 과정이었다. 궁극적으로 인공지능 기술도 대중들의 전문성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문제는 향후 그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정도와 인공지능 기술의 소유, 활용의 주제에 따라 몇 가지 다른 사회가 전망된다는 것이다.

사회발전으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현상은 사회적 다양성(다양한 직업, 다양한 개성)의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만을 보더라도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방식의 변화는 기존 일자리의 파괴와 새로운 일자리의 분화를 가져왔다. 1차 산업혁명은 수공업에서 근대적 공장 생산,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가 증가했다.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농민이 대폭 줄어들고, 길드와 도제는 공장과 저숙련 노동자로 대체됐다. 2차 산업혁명에 의한 대량생산 체제의 등장으로 노동자는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대중으로 재탄생 했다. 산업이 제조업 중심으로 이동하고, 이와 연관된 기술자, 연구자, 관리자 등 전문직이라는 새로운 직업, 일자리가 탄생했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에 의해 촉발된 3차 산업혁명은 자동화가 도입되고 생산 효율성이 증가하면서 공장의 노동자가 감소하고, 제조에서 서비스로 일자리 이동이 일어났다.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AI에 의한 자동화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생산 및 서비스의 일까지 자동화하면서, 기존 산업의 일자리를 대폭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생산'과 '서비스'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어디서 발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필자는 미래사회를 전망하는 가장 핵심적인 변화동인을 기술(인공지능)의 발달 정도와 사회의 다양성 정도라는 프레임에서 2X2 시나리오를 구상해 보았다. 인공지능의 발달 정도에 따라 강 AI(Super AI, 인간의 두뇌와 같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AI)와 약 AI(특정 기능만을 수행하는 AI)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전문성이 강화된 대중의 힘의 정도와 AI를 소유한 기업의 지배력 정도를 고려해 다양한(유연성이 큰) 사회와 전체성(경직성)이 강한 사회로 구분해 봤다. 이를 2X2 매트릭스로 구성하면 4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아마 우리는 수십 년 내에 이런 사회 중에 하나의 사회에서 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미래사회 시나리오 4가지 전망

[시나리오] 1(약 AI + 전체성/경직성이 큰 사회): 전체주의 사회
약 AI 소유자의 지배하에 획일적 인재들로 구성된 전체주의 사회다. AI의 발달이 저조해 생산성의 획기적 증가가 일어나지 않고, 획일화된 생산과 소비가 유지되는 사회 속에서 개성을 상실한 인간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회다. 획일적 사회구조가 유지되면서 낮은 생산성과 저임금의 고용구조가 유지되는 사회로 글로벌 하청의 개도국이 이런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나리오] 2(약 AI + 다양성/유연성이 큰 사회): 근면 사회
약 AI의 지배력이 약하거나 AI가 사회적으로(시민사회에 의해) 통제되고 있고, 인간의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되는 인본주의 사회다.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회다. 사회적으로 생산성이 높지 않으나 소득 수준이 비슷해 모두 열심히 일하는 사회다. AI의 발전이 뒤쳐진 유럽의 복지국가들이 이런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나리오] 3(강 AI + 전체성/경직성이 큰 사회): 분열된 통제사회
강 AI 소유자의 지배하의 획일적 인재들로 구성된 전체주의 사회다. AI를 소유한 독점적 기업들은 생산 등 제반 경제 영역에서 급속한 자동화로 고용을 줄이고, 이윤을 극대화한다. 획일적 사회구조로 사람들의 다양성이 개발되지 못한 상태에서 실업의 증가로 사람들의 불만이 커지고, 소득이 없어 소비가 감소하며 경제가 정체한다. 극심한 양극화로 사회 불안이 증가하면서 경찰력 등 강력한 통제가 강화되고 사회는 커다란 담으로 갈라진 분열이 지속된다. 글로벌 자본의 지배력이 강하고, 시민사회의 역량이 약한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한국과 같은 국가들이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시나리오] 4(강 AI + 다양성/유연성이 큰 사회): 신문명 공동체 사회
강력한 AI 기술과 기업이 등장하지만, 사회적으로 합의하에 통제되고, 다양한 사람들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회다. AI를 활용한 생산성의 향상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사람들은 다양한 자신들의 개성을 발휘하는 여가 시간을 즐긴다. 이러한 다양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직업들을 만들어 내고, 다양한 수요는 서로의 생산물과 서비스를 공유하면서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 도시는 호혜에 기반한 시민들의 공동체로 변하고, 이런 공동체를 기반으로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인류 문명을 건설한다.

◆ 미래는 기술력의 수준과 인간의 의지(지향, 가치)가 조응하는 사회

사회를 예측하는 여러 방법이 있고, 어떤 동력을 주요한 요소로 보느냐에 따라서 물론 여러 모습의 미래사회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다양한 직업이 많은 사회가 발전된 사회라고 본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다양한 존재이며, 자신의 다양성을 발휘할 때 행복하다는 점에서 다양성이 중요한 사회발전의 지향점, 가치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전체성이 강요되는 사회는 상당한 갈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공지능 등 자동화로 인해 미래에는 결국 기존 직업이 줄어들 것이다. 이 때 사회가 직면한 갈림길은 사라져 가는 일에 맞게 육성된 획일적 인재들이 넘쳐나는지, 다양한 일을 찾아서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이고 개성을 가진 인재들이 넘쳐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전자의 사회는 AI로 무장한 플랫폼을 장악한 대기업이 지배하고 노동에서 배제된 사람들은 기본소득을 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대기업도 대중을 기본소득으로 먹여 살리며 수요를 만들어 내고 사회불안을 막고자 할 것이다.

다른 길은 자신의 개성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다양한 직업들과 여러 산업들이 생기면서 창조중소도시 속에서 다양한 일과 삶, 문화예술을 추구하는 사회도 생각해볼 수 있다. AI의 도움으로 쉽게 새로운 일을 배우고, 빠르게 전문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하고 싶은 일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획일화된 대도시, 빅브라더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의 독재를 극복하고 공동체성과 다양성이 강화돼야 한다. 이 두 가지 힘 중에서 어디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사회는 달라질 것이다. 한마디로 로봇의 생산물의 가치가 더 큰지, 인간의 개성이 들어간 생산물의 가치가 더 큰지에 따라 갈라질 것으로 본다.

사회가 전체성보다는 다양성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작은 도시 공동체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는 자기가 원하는 삶의 스타일, 가치관이 같은 사람이 모여 사는 공간일 것이다. 만화, 재즈, 와인, 드론 등 여러 가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일, 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 다양한 운영방식(협동조합, 주식회사, 관료제, 직접민주제 등)을 가진 도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시로 만화도시가 형성되고 그곳에서 주민이며 소비자로 만화에 대한 비평을 하고, 이는 만화산업 발전, 더 나아가 주민으로 도시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그런 주민이 있어 해당 도시가 더 특색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도시에서 생산된 부를 배당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주민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기본소득이란 것이 하나의 특색 있는 도시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

AI와 인간의 다양성이라는 것이 미래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본다. AI에 의해 인간의 개성이 사라질 것인지, AI로 인해 인간의 개성(다양성)이 더욱 풍부해질 것인지, 미래는 우리의 선택과 의지,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명호 연구위원은 연세대 공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IT MBA, 기술경영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삼성SDS 미국지사(실리콘밸리)의 컨설턴트, 농림수산정보센터 사장, 충남도립청양대학 산학협력교수 등 기업, 공공, 학계에서 IT와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현재는 민간 싱크탱크인 (사)창조경제연구회 상임이사를 거쳐 (재)여시재 선임연구위원으로 디지털사회, 과학기술, 미래산업, 미래도시, 벤처, IT 정책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미래학회 이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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