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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제네시스, 현대차의 블랙홀 되나?

입력 : 2017.08.07 15:42:06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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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민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런칭으로 미래 가치 창출에는 성공했지만, 상대적으로 '현대차' 브랜드가 약화되고 있어서다. 더욱이 같은 그룹의 기아자동차까지 여파가 미치는 모습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알린 G80 / 현대차 제공

지난 2015년 11월 출범한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내수에서 6만6278대(G80 출시 이전 제네시스 DH 포함)를 판매, 성공적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G80과 플래그십 EQ900(구 에쿠스) 단 두 차종으로만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빛났다는 게 업계 평가. 하반기 제네시스 전용 차종 G70을 추가하고, 내년 플래그십 SUV의 출시가 가시화되면 제네시스 브랜드 영향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대차' 브랜드 약화가 걱정이다. 에쿠스(현 제네시스 EQ900)와 제네시스(현 제네시스 G80)을 빼앗긴데다, 베라크루즈로 대표되는 고급 SUV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고 나오는 탓에 라인업이 점점 빈약해진다는 우려가 있는 것.

▲현대차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그랜저 / 현대차 제공

현재 현대차의 최상위 제품은 그랜저다. 아발론이라는 상위 모델이 있긴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은 상태. 때문에 실질적인 플래그십이자,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제품은 지난해 말 출시된 그랜저 일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그랜저는 올해 누적 8만4759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50.0% 실적이 늘었고, 같은 기간 승용 전체 판매의 43.2%를 담당했다. 내수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올해 그랜저는 21%의 비중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영 성적이 좋지 않다. 올해 7월까지 현대차 승용부문(승용+RV) 누적판매는 26만1093대로, 지난해 24만9795대와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 그랜저를 제외하면 올해 17만6334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역시 그랜저를 제외하고 계산한 지난해 성적표와 비교해 18.4% 후퇴한 수치다. 다시 말해 제네시스 브랜드가 분리된 상황에서 그랜저까지 없었다면 현대차의 올해 실적은 그야말로 암담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의 시장 장악력 약화는 전체 그룹의 실적과 시장 점유율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판도가 녹록치 않다. 고급 브랜드는 대당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언정 그룹 전체의 기반이 될 순 없어서다. 어디까지나 근간은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라는 이야기다.

▲현대차 고급 SUV의 상징이었던 베라크루즈 / 현대차 제공

하지만 점입가경이다. 승용 부문에서는 그랜저가 플래그십 세단을 담당하고 있어 여유가 있어도, SUV 쪽에서는 전혀 대표 선수가 없어서다. 과거 운영한 고급 SUV 베라크루즈는 맥스크루즈로 기능이 넘어갔는데, 여러모로 고급 SUV라고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제품 이미지가 '몸집이 큰 싼타페'에 머물러 있을 뿐더러, 소재 질감에 있어서도 베라크루즈 만한 상징성을 내지 못하는 것. 더욱이 판매는 올해 7월 기준으로 4726대. 지난해보다 26.4% 뒷걸음질 쳤다.

그렇다고 SUV 계열에서 그랜저 역할을 해야 할 싼타페가 의미있는 성적을 내고 있지도 않다. 싼타페는 7월까지 3만1078대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32.2%나 판매가 빠졌다. 투싼도 마찬가지로 부진의 연속이다. 결국 현대차는 마진이 적은 소형 SUV '코나' 외에는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제네시스 SUV 추가는 현대차로선 뼈아프다. 브랜드 SUV의 대표 이미지를 책임질 제품을 빼앗긴 것이나 마찬가지 여서다. 전반적인 이미지 약화는 불가피 해보인다.

▲제네시스 G70과의 카니발리제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기아차 스팅어 / 기아차 제공

이런 고민은 현대차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아자동차 역시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기아차는 올해 출시한 그란투리스모(GT) 스팅어와 함께 K9을 잇는 새 플래그십 세단, 모하비 후속으로 나올 플래그십 SUV를 묶어 새 고급차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제네시스와 같은 고급 브랜드 런칭을 기획해왔고, 실제로 엠블럼 제작 및 상표 등록까지 마쳤지만 스팅어 출시 시점에서 백지화가 되었다. 그룹 전체로 따졌을 때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을 꾀하는 시점에서 기아차까지 고급 브랜드를 출범할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스팅어는 기아차로 출시했고, 후륜구동 시스템을 형상화한 독자 엠블럼을 어정쩡하게 달고 나왔다.

게다가 스팅어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G70에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효과)까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차는 개발 방향이 서로 다른 만큼 최대한 차별화된 부분을 강조하겠다는 입장. 그러나 소비자가 판단하기에 브랜드 이미지가 대중적인 기아차 스팅어를 굳이 선택할 이유는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이 말해주듯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로 소비자가 몰릴 가능성은 낮지 않다. 한창 개발 중인 플래그십 세단과 SUV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내부에서도 마케팅 전략을 계속해서 수정하는 등 현상을 아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네시스 SUV의 대표 라인업이 될 GV80 콘셉트카 /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당분간 '현대차'와 '제네시스' 라인업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급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은 향후 먹거리 개발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초 그것을 위한 제네시스 였기 때문에 최근 조직 분리도 예고했다. 제네시스에 더욱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이야기다.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현대차' 브랜드를 위해서 회사는 소형 SUV를 비롯한 다양한 가지치기 차종으로 라입업을 보강하고, '현대 스마트 센스' 등 첨단 안전 시스템의 대중화를 통해 정면 돌파 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는 신차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 현대차 고급차 라인업의 이탈은 브랜드에 있어 결코 좋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자동차 업계는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와의 경쟁을 피하면서 현대차 제품과의 싸움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 G4렉스턴과 르노삼성 QM6가 좋은 예다. 각각 맥스크루즈와 싼타페가 부진한 가운데 영향력을 높였다. 두 회사는 어차피 제네시스 SUV는 지향하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에도 현대차 브랜드의 차종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시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현대차그룹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 분명하지만 반대로 자사의 고급차 라인업을 흡수하는 모습이어서 대중 브랜드로 남은 현대차의 약화를 불러왔다"며 "기아차는 이미 현대차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고급화 전략에 따라 나올 새 제품들이 제네시스에게 눌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룹 전체로 보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모습이어도 개별 브랜드로 보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예민하게 현상을 지켜보고 있는 경쟁 업체들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사이의 틈새를 적절하게 공략하고 있고, 성과도 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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