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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로 가는 중국, 현대차가 살아나려면?

입력 : 2017.09.12 11:29:35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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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정책을 강화한다. 2030년까지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의 20%를 NEV로 채우는 한편, 공식적으로 내연기관차의 퇴출을 선언한 것. 중국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최근 베이징자동차와 부품 공급 업체와의 갈등으로 현대차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재빨리 체제를 전환해야 함에도 그 발걸음은 더디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2800만대 수준. 물론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한 세계 최대 시장이다. 이 거대한 시장의 20%가 전기차를 비롯한 NEV로 교체된다면? 역시 어마어마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중국은 전기차 분야의 세계 최대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50만대가 팔렸다. 다만 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NEV의 숫자는 중국 정부가 당초 계획한 8%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역시 갈 길이 먼 셈이다.

중국 정부는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는 모양새다. 이번 내연기관차 퇴출 선언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정확히 언제 어떻게 퇴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나마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전기차를 비롯한 NEV 체제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환경오염을 줄이겠다는 것. 현재 중국 대도시의 대기오염은 아주 심각한 상황으로, 매년 수만명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일찌감치 자동차 배출가스를 비롯한 오염물질 저감을 부르짖어왔다. 중국의 친환경차 드라이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하나는 미래 자동차 기술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다. 중국 자동차 기술력은 현재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현지 기업과 합자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는 독특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 준 덕분이다. 여기서 얻은 노하우는 현재 업체 간 기술 수준이 엇비슷한 전기차 등의 NEV로 옮겨지고 있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은 100년의 차이가 있었지만 전기 동력계는 세계와 중국의 기술 격차가 적고, 오히려 거대 시장의 장점을 살려 질적인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의도다. 여기에는 중국 내수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야심도 숨어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NEV 시장을 눈뜨고 놓칠 수 없다는 것. 기존 합작은 물론이고, NEV 전용 브랜드를 함께 만들기에 이르렀다. 포드와 중타이자동차가 새 회사의 출범을 알렸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그간 꾸준히 협력해 온 둥펑자동차와 허베이성을 근거지로 하는 합작을 발표했다. 지리자동차가 소유한 볼보는 중국 내에서 지리와 새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폴크스바겐과 GM, 혼다, 도요타 역시 중국 내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 또한 중국에 합자기업 형태로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현대차 또한 중국 NEV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현대가 내놓은 위에둥 전기차는 그 시작이다. 베이징현대 기술센터와 현대차 옌타이 기술연구소가 공동개발한 차로, 36㎾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30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채운다. 최대 주행거리는 270㎞, 최대시속은 140㎞다.

이어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SUV 전기차를 비롯한 6종의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야심찬 계획과는 달리 현실은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 내 협력 관계가 원활치 않아서다.

중국은 지난해 6월 중국 정부의 인증을 통과한 배터리 장착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기업인 LG화학·삼성SDI는 인증에 탈락했다. NEV 의무 판매로 판매량을 확보해주고, 배터리를 제한해 자국 산업과 기술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중국의 전략에 한국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에둥 전기차도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했다.

다시 말해 NEV를 비롯한 자동차를 중국 내에서 판매하려면 이제는 중국 현지 부품 업체와의 협력관계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대차는 현재 중국 부품 업체와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나아가 베이징자동차는 현대차가 계열 부품회사의 실적으로 중국 내 수익을 빼냈다는 주장을 펴고, 중국 토종 업체로 부품 공급사를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사업이 녹록치 않은 배경이다. NEV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장 빠르게 체제를 정비하고, 전환해야 할 시점에 이런 식의 갈등은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수십년간 현대차에 따라붙었던 '후발주자'의 딱지가 NEV 분야에도 붙을 공산이 커보인다. 그렇다면 새로운 합자를 추진하는 건 어떨까? 쉽지는 않겠지만 이미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에서 복수의 합작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차라고 못할 법은 없어 보인다. 중국 내연기관 시장에서 현대차가 보여준 '현대속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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