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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르노삼성차, 기댈 구석은 신차 뿐이지만

입력 : 2017.10.11 14:33:07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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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내수 판매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내놓기로 한 해치백 클리오는 출시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북미 수출용 로그는 생산계약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결국 내년이 르노삼성차의 향후 명운을 가를 전환기가 될 전망이다.

◆ 특정 차종에 편중된 판매 불균형

르노삼성차의 2017년 9월까지의 내수 성적은 전년대비 5.6% 늘어난 7만5172대로, 결과만 놓고 본다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4만513대를 책임졌던 주력 중형세단 SM6이 올해 3만2044대로 20.9% 하락한 부분이 뼈아프다. 반면 SUV인 QM6가 올해 1만9627대로 승승장구다. QM6는 8월 1601대를 기록, 다소 주춤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가솔린 모델 추가로 9월 반등에 성공했다. QM3도 나름의 영역을 지키고 있다.

▲르노삼성차 주력제품 QM6. / 르노삼성차 제공

다만 회사 특성상 볼륨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의 성적은 바닥권이다. 특히 준중형 SM3의 경우 꾸준하게 영향력을 잃고 있다. 올해 판매량은 4144대(9월 누적)로, 지난해 같은기간 6793대와 비교해 39% 후퇴했다. 월 평균 500대도 되지 않은 수치다. 경쟁차종인 현대차 아반떼가 꾸준하게 팔려나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미 완전변경 시점도 크게 벗어났다. 하지만 후속차종에 대한 계획도 마땅히 없어 방치나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플래그십 세단 SM7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볼륨모델(실적을 책임지는 제품) 중 하나인 SM6가 흔들리니 내수 상황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건 당연해 보인다. 다른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제품 라인업 탓에 주력모델 한두개가 흔들리면 회사 전체에 위기가 올 수밖에 없다.

◆ 틈새 메꿔줄 수입 모델 투입은 지지부진

주력차종의 판매를 보좌하고, 판매부진 제품을 대체할 역할을 맡기기 위해 르노삼성차는 그간 르노 제품의 국내 출시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치백 클리오다. 올해 초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연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클리오의 국내 진출을 공식화하고, 4월 서울모터쇼에서 우리 소비자에게 정식 소개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클리오는 어려움 없이 한국 무대 데뷔가 당연해 보였다. QM3가 르노삼성차 부활의 단초가 됐던 것처럼 클리오는 SM3의 대안인 동시에 유러피언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전략모델로 여겨졌다.

▲르노삼성차가 국내 출시를 예고했던 르노 클리오. / 르노삼성차 제공

그러나 출시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클리오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자 클리오를 만드는 프랑스와 터키 공장이 분주해졌고, 이 상태에서 한국 수출 물량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해외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차는 물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판매에 차질을 빚는다. 계약량과 인도량에 불균형이 생겨서다. 이 경우 인도 적체 현상이 일어나고, 소비자 신뢰는 떨어진다. 마음은 굴뚝 같지만 르노삼성차가 클리오 출시에 적극적이지 못한 배경이다.

게다가 연말에는 신차 출시가 더 어렵다. 연간 실적 결산을 위해 판매 역량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틈새차종보다 주력제품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클리오는 2018년 출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수입차 비중 늘린다지만 완벽한 해결책 아니야

클리오와 함께 국내 출시를 타진하고 있는 르노 그룹 제품 중 유력한 것은 7인승 MPV 에스파스다. 이미 2015년부터 국내 진출 물망에 올랐다. 당시 QM3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르노삼성차가 두번째 타자로 준비했었다. 하지만 2016년 르노삼성차가 SM6과 QM6를 준비하면서 에스파스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에스파스를 들여오지 않아도 한국에서 생산하는 두 개의 주력모델로 내수 판매 증대는 예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시 에스파스가 언급되기 시작한 건 르노삼성차가 올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클리오처럼 틈새를 메꿔줄 모델로 대두된 것. 국내 생산 차종의 숫자를 단기간에 늘릴 수는 없는 만큼 그룹 내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르노삼성차가 판매를 검토 중인 미니밴 르노 에스파스. / 르노삼성차 제공

클리오, 에스파스 등 수입차의 투입은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고, 부족한 라인업을 채운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회사 전체로 봤을 때는 신중해야 할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막상 판매를 시작해 놓고 해외 생산 문제로 판매가 원활치 않으면 관심이 금새 꺼질 염려가 있어서다. 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약점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만큼 정교한 상품 기획은 필수다. QM3 또한 소형 SUV 시장이 크지 않았을 때는 인기가 많았으나, 국내에서 생산된 경쟁 제품이 늘자 예전만 못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올란도가 이끌어온 에스파스의 경쟁시장은 SUV 인기가 높아지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국내 생산 제품의 힘이 약화되는 우려가 생긴다. 브랜드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르노삼성차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각도의 검토를 펼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주력차종의 생산은 부산 공장에서 전담하되, 수입차를 통해 유럽 브랜드 분위기를 더한다는 전략이다. 고성능 모델인 메간RS와 클리오 RS는 그 일환이다.

◆ 부산공장 생산 책임졌던 북미 수출 로그 빠지면 어쩌나?

회사에 내수시장만큼 중요한 것은 부산공장의 생산성이다. 2015년과 2016년 르노삼성차가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닛산의 북미형 로그를 부산에서 생산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컸다. 내수에 연간 10만대 판매가 가능한 제품이 없는 르노삼성차는 공장 가동률을 크게 높이는 로그의 존재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문제는 이 로그의 생산 계약이 2019년으로 종료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후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생산량을 보전 해야한다. 이는 르노 그룹의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과는 별개의 과제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북미로 수출하고 있는 닛산 로그. / 르노삼성차 제공

우선적으로 떠올려 볼 수 있는 방안은 현재 만드는 로그의 후속차를 생산하는 것이다. 닛산으로서는 북미에서 로그의 인기가 높을 경우 물량을 보조할 생산공장이 필요하고, 현재 그 역할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맡고 있다. 따라서 로그 후속차 역시 생산을 맡기는 것이 여러모로 닛산에게도 편리하다. 다만 이 방안은 닛산의 사정과 북미 시장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판매량이 신통치 않으면 부산공장도 필요없다.

다음에 고려해 볼만한 방안은 내수 판매차종의 생산을 늘리는 일이다. 역시 시장환경에 따라 비중은 바뀔 가능성이 크지만 안정적인 생산량을 유지한다는 취지에는 부합한다. 더욱이 QM6의 경우 내수는 물론 유럽 수출이 늘고 있어 로그의 대안으로 삼을만하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회사에게는 닛산 로그 생산계약 만료 이후가 정말 큰 과제다"라며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QM6의 경우 유럽 수출 이후 분위기가 좋다. 줄어들 생산량 일부를 QM6로 채우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내년이 관건…박동훈 리더십 어떻게 발휘될까?

르노삼성차에게 있어 중요한 건 결국 내년이다. SM6와 QM6 등 주력차종의 신차효과가 빠지면서 내수 장악력 약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보완할 다양한 수입 차종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 2019년을 대비한 단기 계획도 준비해야 한다. 올해 초 제시한 비전 2020년의 청사진이 본격적으로 실행돼야 할 것이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 르노삼성차 제공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그간 뛰어난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부침은 있었어도 회사를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공로가 적지 않다. 국내영업본부장에서 사장 자리에 오른 것도 그의 능력이 인정받은 사례로 꼽힌다. 르노삼성차의 첫 한국인 사장이다.

그의 전임자인 사장 프랑수아 프로보가 중국과 아시아태평양을 총괄한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에서도 좋은 궁합을 보였던 그들이 낼 수 있는 시너지는 긍정적으로 맺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내년은 정말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박동훈 사장 역시 리더십을 다시 한 번 평가받는 2018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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