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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변호사의 IT on IP] 가상통화 ICO의 전면 금지...과연 정답일까

입력 : 2017.10.27 17:26:06


김경환 민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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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폭발적인 인기에 영합하여, 가상통화를 이용한 사기행위가 있고 피해자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예컨대 원금보장을 약속하면서 가짜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현금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아닌 오로지 투자자 모집이나 다단계를 통하여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나누어 주는 형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현상을 인지한 우리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근 2개의 대책을 발표했다. 2017. 9. 4.의 대책과 추석 연휴 직전인 2017. 9. 29.의 대책이 그것이다. 두 대책에서 ICO 관련 부분만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2017. 9. 29. 발표한 대책은 2017. 9. 4.의 대책을 강화한 것인데, 대표적으로 9. 4.에는 가상통화는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지분증권ㆍ채무증권 등 증권발행 형식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하여 자금조달(ICO)하는 행위에만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고 했다가, 9. 29.에는 ICO가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분하거나 기업에 대한 일정한 권리‧배당을 부여하는 방식(속칭 '증권형') 뿐 아니라, 플랫폼에서의 신규 가상통화를 발행하는 방식(속칭 '코인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지는바, 기술·용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증권발행 형식의 ICO 금지에서 ICO의 전면 금지로 강화된 것이다.

9. 4.에는 유사수신행위규제법의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기존 유사수신행위 외 '가상통화거래행위'에 대해서도 규율체계를 마련한다고 했다가, 9. 29.에는 유사수신행위규제법에 '가상통화거래행위'를 규정하고 ICO를 형사처벌하겠다고 발표했다. 규율 체계 마련 입장에서 형사처벌로 입장이 정리된 것이다.

요약하면, 현재 모든 형태의 ICO는 금지되고, 가상통화를 이용한 ICO는 향후 유사수신행위에 준하여 형사처벌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중국 인민은행 등이 ICO를 금융사기ㆍ다단계 사기와 연관되는 불법 공모행위로 규정하고 ICO의 전면금지를 발표했다는 점,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위험이 증가하고 투기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과열 및 소비자피해 확대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전면 금지의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가상통화 ICO가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 접근할 문제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무릇 단순하고 즉흥적인 규제는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문이 생기는 몇 가지 점을 지적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금융당국 대책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내용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예컨대 향후 ICO에 대한 새로운 구성요건을 만들어 형사적으로 처벌하겠다는 입장은 너무 나간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경우 ICO 규제는 기존의 Ponzi scheme, Howey test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 기존 법에 해석에 의하여 특정 ICO의 제재 여부를 결정하지, 우리나라처럼 새로운 금지 조항이나 처벌 조항을 만들지는 않고 있다.

또한 자본시장법 조항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만에 법 조항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석이 달라진 것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둘째, 정부의 입장은 불과 한 달만에 입장이 바뀐 것인데, 한 달만에 공신력 있는 정부의 입장이 바뀔 만큼의 급격한 상황 변화나 사실관계의 변동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한 달만에 바뀐 입장은 정부 규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고, 특히 정부의 ICO에 대한 정책이 과연 충분한 검증과 숙고를 전제로 수립되었는지에 대한 깊은 의심을 하게 만들고 있다.

나아가 ICO 역사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ICO 후진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수년 전부터 ICO가 존재하였던 미국·영국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실증적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금융당국은 미국·영국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현실이나 ICO 시장과 비교해도 맞지 않는 면이 있는바, 대책 발표 전에 과연 충분한 실증적 증거 수집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충분한 현황 조사가 있었는지도 의문이 있다.

셋째, 글로벌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의 많은 국가의 입장은 중국의 입장과 명백하게 다르다. 전면 금지가 아니라 선별적인 규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나 영국은 투자경고를 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 각국의 주류적 입장은 선별적 규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금융당국은 주류적 흐름에도 벗어나 유독 중국과 발을 맞추어 전면 금지를 하고 있다. 우리가 왜 중국의 길을 답보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도 이해가 되지 않고, 중국의 ICO 시장의 현황과 경제 체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하다.

넷째,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ICO도 순기능이 분명 있고 그 순기능 때문에 저변이 확대되었던 것이다. 예컨대, 가상통화의 ICO는 원래 스타트업 기업의 공익 프로젝트의 수행 등의 목적을 위해서 시작되었는데, 누군가 아프리카 난민들의 기근을 없앨 공익적인 프로젝트를 발표하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등을 보내서 그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공익의 실현에 동참하는 형식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간 ICO는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 유치이나 기술 개발, 시장 진출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규제란 역기능을 줄이고 순기능을 올리도록 시행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면 금지는 순기능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게 하는바, ICO가 갖는 순기능은 왜 통째로 무시되고 있는지에 대해 깊은 의문이 있다.

선별적 규제가 답인데도 정부는 전면금지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함에도 우리 정부는 즉흥적인 규제 만들기에 급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접근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부당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석사를 했고, 조지워싱턴대 국제거래법연수를 마쳤습니다. 사법연수원 제36기를 수료하고, 국회사무처 사무관(법제직) 과 남앤드남 국제특허법률사무소(특허출원, 특허소송, 민사소송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위원회 위원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방위산업기술보호위원회 위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개인정보보호 최고전문가과정 강의, 지식재산위원회 해외진출 중소기업 IP전략지원 특별전문위원회 전문위원,한국인터넷진흥원 민원처리심사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 조정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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