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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美 컨슈머리포트 만족도 조사, 제네시스 3위, 현대차 24위 온도차 왜?

입력 : 2017.12.27 08:48:09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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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3위, 현대차 24위⋯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최근 자동차 오너 만족도 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2위는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다. 재미있는 부분은 올해 처음으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제네시스가 3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반면 현대차는 겨우 24위에 머물러 온도차가 확연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야심차게 선보인 고급 브랜드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긍정적이지만, 근간이 되는 대중 브랜드는 순위가 낮다는 점이 향후 브랜드 전략에 있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동차 오너 만족도 조사는 컨슈머리포트가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신차를 구입하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소유한 차가 얼마만큼의 만족을 주는지를 수치화 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설문항목은 운전감각 및 경험, 쾌적성, 오디오, 공조 시스템(히터/에어컨) 등 6개 카테고리다.

차량 오너를 대상으로 펼치는 만족도 조사라는 점에서 이 조사는 고급 브랜드가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 쉽다. 대부분의 고급 브랜드는 자동차 구입 가격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오너 만족도에 최우선 가치를 둬서다. 즉, 좋은 오디오와 훌륭한 내장 소재, 다양한 첨단 기능 등이 점수에 큰 영향을 미쳐 고급차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고급차 대부분은 주행성능 등에서도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다.

테슬라가 제품 만족도 평균 점수에서 90점을 획득,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비록 내장 등이 비슷한 가격의 고급차와 비교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너에게 전기 동력계 특유의 주행성능과 편리함 등을 선사한다. 여기에 부분자율주행 등으로 새로운 경험을 주고, 대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해 기존의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부여했다. 때문에 테슬라를 구입한 소비자는 자동차 고유의 가치도 물론이거니와 구매를 통한 만족도도 대단히 높다는 게 컨슈머리포트의 설명이다.

85점을 받은 포르쉐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전세계 자동차 애호가의 '드림카'를 자처해온 브랜드다. 놀라운 주행성능과 더불어 브랜드 엠블럼이 주는 신뢰, 매우 고급스러운 내외장 등이 장점이다. 포르쉐에 매혹된 사람을 두고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이야기하는 배경이다.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소유했을 때의 만족감은 설명이 필요없다.

제네시스가 80점을 받아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이같은 오너의 성향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게다가 제네시스는 가격 대비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기대가 낮은 자동차가 기대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는 의미다. 실제 제네시스는 꽤나 고급스럽다. 호화스러운 편의장비나 내장 소재질감의 향상, 고급 오디오, 넉넉한 공간 등은 높은 점수를 매길만하다. 주행성능도 그렇다. 더군다나 새 브랜드여서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현대차로선 제네시스의 선전에 한껏 고무되면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뼈아픈 사실도 있다. 바로 현대차 브랜드의 순위다. 겨우 24위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보다 무려 11계단 하락했다. 기아차 순위가 5단계 상승해 13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미국에서 경쟁 중인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3계단 순위가 떨어져 8, 9위지만 여전히 상위권이다. 이같은 결과는 현대차가 지난 3년간 시장에 전혀 만족을 주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미국에서 단 2종을 판매 중인 제네시스와 13종을 판매 중인 현대차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또 판매량도 제네시스와 현대차는 큰 차이가 있다. 현대차의 만족도는 제네시스에 비해 하향평준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판매량도 브랜드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판매량과 그 이상으로 하락한 만족도는 현대차에게 있어 악재나 다름 없다. 만족할 수 없는 차를 기꺼이 구매하는 소비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몇년 전부터 현대차는 미국시장을 비롯, 이른바 자동차 성숙시장에서 몇년전부터 '제값받기' 전략을 펼치고 있고 있다. 자동차 가치에 어울리는 가격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하지만 올해 미국에서 현대차는 인센티브를 전년대비 21.7% 증가한 3188달러로 늘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판매량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진 탓이다. SUV로 급변한 시장구도 속에서 대응이 느렸던 현대차가 기댈 구석은 결국 가격밖에 없다는 걸 증명하는 모양새다.

그래서인지 현대차의 새 제품전략 발표가 부쩍 늘었다. 친환경차 전략과 SUV 확충이 그렇다. 정의선 부회장은 글로벌 소형 SUV를 직접 소개했고, 여러 SUV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관심이 높아진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다만 이 계획들이 완성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그전까지는 현대차에게 혹독한 겨울바람이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현대차는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은 그 일환이다. 친환경차 전략도 큰 흐름의 줄기다. 그러나 현대차가 보이는 의외로 좁은 보폭에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물론 언제나 시장을 리드하는 경쟁력은 제품에서 나오는 것이고, 현대차도 이를 모를리 없다. 그런데 어렵게 내놓은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내년, 현대차에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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