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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의 Wide & Wise 군사] 국방개혁의 핵심은 육군개혁이다

입력 : 2017.12.30 22:34:58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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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발동걸린 국방개혁, 개혁 핵심은 육군전력

2017년 12월 28일 장군인사가 마무리 됐다. 통상 장군인사는 4월과 10월 연 2회 실시된다. 대규모 진급은 보통 10월 인사 때다. 그런데 2017년 인사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탄핵으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면서 4월 중에는 대선경선이 한창이었다. 당연히 권한대행으로서는 인사 폭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4월 인사는 결국 이뤄지지 못했고, 대통령이 5월 10일 취임했지만 합참의장과 (해군을 제외한) 각군 참모총장과 각군 사령관 등 4성장군을 교체하는 인사는 8월 8일에서야 있었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무려 3개월만의 인사였다. 이후 일부 3성 장군의 보직이동이 있었을 뿐 진급인사는 제한됐다. 12월 말이 돼서야 정상적인 인사가 이뤄진 셈이다.

이번 인사는 국방개혁의 일환이기도 하다.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는 인원이 7명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장군 숫자를 줄이는 일환이다. 본격적으로 국방개혁에 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국방부 산하의 개혁위원회도 구성돼 12월 27일에 첫 회의를 시작했다. 개혁위원회의 구성을 놓고 대선캠프 인사로만 구성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실제 구성된 인원을 놓고 보면 비율은 절반으로 줄었다. 물론 사회 전반을 통합할 인선인지는 의문이지만, 애초 정권을 잡는다는 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 인사를 등용하는 것이다. 국민 대다수는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국방개혁을 이뤄내길 바랄 뿐이다.

◆ 국방개혁의 필요성

국방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변화한 안보환경이다. 2018년에는 북한 핵무장이 기정사실화된다. 이제 핵무장을 한 적국에게 늘상 위협받는 상황을 맞이해야 한다. 한마디로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이다. 여태껏 우리 군은 NLL이나 DMZ 등 지역에서 일어나는 국지도발과 북한이 정규군을 앞세워 전면 남침을 하는 정규전에 대한 대비태세를 차분히 갖춰왔다. 재래전력에서는 북한을 압도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왔다. 비록 숫자는 북한의 절반 수준이지만 첨단전력과 막강한 화력으로 제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 북한보도매체 제공


더 이상 재래전력 경쟁으로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안 북한은 결국 핵개발에 손을 댔다. 국제사회의 저지노력이 실패하면서 핵전력으로 우리 재래전력을 압도하고자 한다. 지금은 핵무장 자체에 노력을 기울이느라 좌고우면할 겨를이 없지만, 일단 능력이 갖춰지면 북한은 정치적으로 다양한 압박을 우리에게 가할 것이다. 이런 군사적 강압에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적의 핵위협을 제압할 획기적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2011년부터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북핵대응책으로 제시했고, 2016년 5차 핵실험 이후에는 대량응징보복(KMPR)까지 포함해 한국형 3축 체계로 북핵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국방개혁의 한 줄기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 구축이다.

두 번째는 병력자원의 자연감소다. 우리 군은 매년 25만명쯤을 징집해야 유지되는 구조다. IMF 이후 출생률 저하로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23년까지 병력을 10만명쯤 줄여야 인구수에 맞게 된다. 줄어드는 의무복무 병력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이다. 2006년 최초 국방개혁안은 부사관을 일부 늘려 우리 군 허리를 두껍게 하고, 부족한 전력은 첨단장비를 투입해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의 환수다. 정부는 1994년 주한미군으로부터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해왔다. 2006년에는 전작권까지 환수를 결정한 바 있다. 스스로 나라를 지킬 능력을 가져야 독자적인 외교안보 행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전작권 환수시도와 연기의 반복은 우리 군을 멍들게 했다. 스스로 전쟁을 준비할 능력을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문제가 방치되는 경향이 있다. 이전 정부는 상부구조 개편을 논의하다가 시간만 보냈다. 오히려 국방에 대한 묘한 편견으로 방산비리 프레임이 생겨났고 정치적으로 활용됐다. 현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작권 환수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 / USFK 제공

◆ 국방개혁의 관건은 육군
국방부를 놓고 육방부라느니 포방부라느니 하는 경멸하는 시선이 많다. 또 육군을 '곤뇽(육군을 180도 뒤집어서 읽는 말로 공룡처럼 비대하다는 뜻)'이라고 조롱하는 말도 있다. 공군이 스텔스 전투기를 사고 해군이 원잠을 사겠다면 박수를 치지만, 육군이 장비를 도입하겠다면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대가 많다 보니 사건사고도 많고, 사고가 나는 만큼 맹렬한 비난 대상이 되는 게 육군이다. 그러다보니 의무복무자가 자신이 원하는 군이나 병종을 찾아 지원입대를 하는 모집병 제도에서도 해병대, 공군, 해군 등으로 찾아간다. 육군으로 가려는 이는 많지 않다. 요즘 말로 육군은 '적폐'로 취급되는 셈이다.

결국 육군이 어떻게 바뀌느냐가 국방개혁의 성패를 좌우한다. 국군 62만5000명 가운데 49만 명이 육군이다. 250㎞ 길이의 휴전선을 24시간 365일 지키면서 북한의 국지도발과 남침 위협을 직접 막아내고 있는 것도 육군이다. 북한의 장사정포와방사포 위협에서 24시간 365일 악천후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력도 역시 육군이다. 이런 핵심적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 육군이지만 상황은 최악이다.

▲. / 대한민국 육군 제공

우선 병력이 줄어든다. 해·공군과 해병대에서는 병력을 줄일 수 없으니 결국 육군만 줄이게 된다. 애초 예상했던 일이니 차분히 준비하면 된다. 기존 계획에 따르면 감축 병력은 10만명 수준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매년 2만명 이상 총 13만명을 줄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육군 전체 49만명 가운데 13만명을 줄인다는 건 병력의 4분의 1 이상을 줄이겠다는 말이다. 사단 1개가 1만명쯤이니 사단 13개를 없애는 셈이다. 사단 13개를 없앤다는 말은 250㎞에 걸쳐 휴전선을 지키는 전방사단 병력만큼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최첨단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도입해도 메우기 어려운 공백이다.

예산이라도 제대로 주면 모르지만 육군에게 주어진 예산은 항상 제한적이다. 대군을 이끌고 가다보니 예산이 할당돼도 병력의 운용유지에만 투입될 뿐, 새 장비를 도입하고 정예 부사관을 추가로 선발할 예산적 여유가 없다.

병력을 줄이려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병사를 줄이는 대신 소수나마 간부를 늘려야 하는데 부대시설과 복지에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이다. 심지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 정부에서는 이런 예산조차 쉽게 허용되지 않았다. 병력감축을 위한 노력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앞으로 가지 못했다. 다행히 현 정부는 국방예산을 늘릴 복안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선순위는 육군의 능력강화가 아니라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구축이다.

◆ 신전쟁 수행개념 속의 육군

국방부는 2017년 8월 우리 군이 주도하는 '공세적인 한반도 전쟁수행 개념'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12월쯤에는 어느 정도 구체화된 신전쟁 수행개념이 제시됐다. 새로운 전쟁수행개념의 핵심이 아직 공개된 바는 없다. 다만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2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격려 오찬에서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수행 개념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즉 신전쟁수행개념은 여전히 3축체계를 핵심 축으로 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가지 지적할 부분은 한국형 3축체계는 북핵 대응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핵비무장 정책을 채택했다. 핵이 없기에 한미동맹이라는 구도하에 미국의 핵전력으로 북한의 핵위협을 막고 있다.

3축체계는 핵억제전력의 주된 노력이 아니라 부수적인 노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형 3축 체계가 북핵을 맞는 보검처럼 언론에 알려지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마치 3축 체계만 있으면 북핵을 모두 막을 수 있는 것처럼 여기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그렇다면 3축체계 구축을 위한 우리 군의 노력은 잘못된 것인가? 3축 체계에 대한 투자는 낭비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3축 체계야말로 재래전 능력의 정수를 모은 전략이라는 점이다. 세간에는 킬체인이 선제타격전략으로 알려져 있지만, 킬체인의 정수는 사전에 파악되지 않은 적의 주요능력을 즉각 파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대전을 추구하는 군대라면 응당 갖기 위해 노력하는 능력이다.

또 KAMD라는 미사일방어체계도 전쟁수행능력을 보존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핵심 능력이다. KMPR을 통해서 적 지휘부를 붕괴시키는 능력이야말로 전시에 가장 핵심적으로 요구된다. 어느 때보다 강한 재래전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갖게 되면 전작권 환수를 해도 문제가 없다.

다만 어떻게 이러한 능력을 확보할 것인지가 문제다. 해군과 공군은 최근 첨단무기체계 도입을 통해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고무적인 일이다. 문제는 육군이다. 병력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지난 정권에서 육군의 능력을 높이는 노력은 한계가 있었다.

개혁에는 막대한 예산이 요구된다. 병력을 줄이는 것은 엄청난 비용을 수반한다. 병사 수가 줄어들면 그 10분의 1이라도 부사관이 채워져야 하는데 그 방안은 요원하다. 병력이 감축되는 만큼 지휘통신도 강화되고 보병도 기계화돼야 하지만 여전히 예산은 없다. 한겨울에 훤히 뚫린 군용 트럭 뒤에 병력을 싣고 다는 것을 지금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정치권은 그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성과만을 요구해왔다. 군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셈이다.

▲. / 국방부 제공

◆ 5대 게임체인저와 전사정신

육군은 육군개혁을 위해 5대 게임체인저를 얘기한다. 5대 게임체인저란 ▲미사일 전력 ▲전략기동군단 ▲특수임무여단 ▲드론봇전투단 ▲워리어 플랫폼 등 다섯 가지를 뜻한다. 바꿔야할 것은 많지만 모두 다 바꾸겠다는 말은 하나도 안 바꾸겠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다섯 가지 대표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미사일 전력은 킬체인과 KMPR의 핵심이 된다. 지난 북한의 화성15호 발사 때 우리 군은 6분 만에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북한의 미사일 원점을 타격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이는 육군의 미사일 전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사일전력은 사전준비 시간이 가장 짧고 악천후와 주야간 상관없는 공격이 가능하다. 기존의 중심전력인 현무2는 물론이고, 훨씬 더 강력한 미사일들이 개발돼 평양을 잿더미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KTSSM이라는 신형 미사일이 개발돼 수도권을 노리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제압하는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 우수한 미사일 전력이면 북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단박에 제거할 수 있다.

▲전략기동군단 모습. / 대한민국 국방부 제공

전략기동군단과 특수임무여단은 신전쟁개념을 반영하는 핵심전력이다. 특수임무여단의 활약으로 적을 혼돈과 공포에 빠뜨리고 전략기동군단이 결정적 기동으로 승리를 달성한다. 적 WMD 시설을 제압하고 신속하고 결정적인 작전으로 평양을 일시에 점거한다. 여기에 더해 드론봇전투단처럼 인공지능(AI)가 탑재된 무인시스템이 추가되면 부족한 전력을 어느 정도 보강 가능하다. 무엇보다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이 향상된다. 드론봇 체계는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지금 당장 투자를 시작해야 성과를 볼 수 있다. 워리어플랫폼은 병사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북한군과 비교될 수 없는 능력을 갖춘 전사를 무장시키기 위한 기본 플랫폼이다. 적절한 지휘통신만 결합하면 모든 병사가 센서가 돼 ISR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 / 대한민국 육군 제공

물론 이 모든 것이 단번에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개혁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장비나 조직이 아니다. 사람이 바뀌어야 하고, 바뀐 사람이 새로운 전술과 전략을 제시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우리 군에 필요한 것은 바로 전사기질(warrior spirit)이다. 아무리 최신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지휘체계와 부대편성을 바꿔도 그것만을 놓고 개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언제나 그렇듯 사람이 우선이다. 단순히 정신교육차원이 아니다. 사람이 바뀌어야 진짜 개혁이다. 전사정신이 충만한 군인이 이끌어가는 무적의 군대를 만들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을 수 있다. 지금부터 진짜 국방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 대응센터장은 서울대 법대와 국방대학교 국방관리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방부·방사청·합참 정책자문위원을 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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