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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프랑스로 몰려드는 글로벌 IT 기업…마크롱 달래 EU 불만 잠재운다?

입력 : 2018.01.25 07:20:30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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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IT) 기업이 프랑스에 투자하겠다고 팔을 걷어부쳤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인공지능(AI) 분야, MS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약속했고 독일 SAP과 일본 도요타 등 세계 유수 기업 역시 22일(이하 현지시각) '통 큰'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IT 기업이 프랑스에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힘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기업은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후 잇따라 프랑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2일 140여개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진을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에 초청하고 친기업 정책을 알리는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2018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 포럼)'를 하루 앞두고 열려 '미니 다보스'라고 불렸다. 이 자리에서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마크롱 대통령과 1대 1 환담을 가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2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에서 열린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에서 회동하고 있다. / 트위터 갈무리

최근 유럽연합(EU)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 IT기업에 대한 처벌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EU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프랑스의 비위를 맞추면 EU의 견제 수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듯 하다.

◆ '마크롱 효과'...구글·페이스북·SAP 등 프랑스에 잇단 투자 발표

구글은 유럽의 두 번째 인공지능 센터를 프랑스 파리에 연다. 현재 구글은 스위스 취리히에 인공지능 센터를 두고 있다. 구글이 수주 내에 파리 인공지능 센터를 열기로 했다는 것을 보면 오래 전부터 프랑스 정부와 접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파리에 근무하는 임직원 수를 50% 늘려 2019년까지 총 700명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구글은 이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 전역에 '구글 허브' 4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구글 허브는 온라인 기술, 디지털 문맹 퇴치 등에 대한 무료 교육을 하는 곳이다. 상반기에는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구글 허브가 문을 연다. 구글은 매년 10만명 이상이 구글 허브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페이스북은 향후 5년간 프랑스에 1000만유로(131억8450만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 뉴욕에 이어 세 번째 인공지능 센터를 파리에 건설한 상태다. 또한, 페이스북은 첫 벤처기업 창업지원센터를 지난해 1월 프랑스 파리에 세웠다. 이번에 발표한 투자금 일부는 파리 인공지능 센터의 인력을 충원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60명인 인공지능 관련 과학자를 120명으로, 박사급 인재는 10명에서 4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독일 SAP은 향후 5년간 프랑스에 20억유로(2조6369억원) 이상을 투자해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머신 러닝 기술 발전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50개 이상의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연구개발에 1억5000만유로(1977억6750만원) 이상을 투자한다. MS는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위해 프랑스에 4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 네이버가 인수한 세계 4대 인공지능 연구소도 프랑스에 위치

프랑스의 인공지능 연구는 유럽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구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최근 20년간(1997년~2016년) 프랑스에서 발표된 인공지능 관련 연구 논문은 약 4만건으로 세계 6위 수준에 해당한다. 해당 조사는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분야(각각 66만4000건, 10만8000건)에 한정해 조사한 결과로 프랑스의 논문 발행건수는 영국(4위), 독일(5위)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는 세계 주요 공공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인공지능 관련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프랑스에서 지난 20년간 발표된 인공지능 관련 연구 논문은 약 4만건으로 세계 6위다. / 한국정보화진흥원 ‘프랑스의 인공지능(AI) 전략’ 보고서 갈무리

이같이 프랑스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것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프랑스 정부는 인공지능・빅데이터・스마트그리드・자율주행차 등을 9개 미래 유망 사업으로 잡고 2013년부터 3년간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라 누벨 프렌치 인더스트리얼(La Nouvelle France Industriel・신산업 정책)' 정책을 운영했다. 2014년에는 EU의 '호라이즌 2020'(7년간 인공지능・로봇 공학에 8000억유로를 투자하는 사업)에 발맞춰 '프렌치 2020(France 2020)' 정책을 추진했다. 2016년에는 인공지능 허브 구축 및 생태계 지원을 위한 민관 협력 프로그램 '프렌치 이즈 인공지능(FRANCE IS AI)'도 만들었다.

이외에도 프랑스는 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국가디지털위원회(CNNum)와 프랑스 전략연구소(France Stratégie)로 나눠 인공지능 관련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각각의 기관은 인공지능 확산과 활성화, 인공지능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정부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네이버가 지난해 6월 인수한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던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역시 프랑스에 있다. XRCE는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의 원조 격인 제록스가 1993년 프랑스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그르노블 지역에 설립한 유럽 거점 인공지능 연구소다. XRCE은 20년 이상 인공지능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관련 특허 1000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XRCE은 구글의 딥마인드, 페이스북의 AI리서치센터, 마이크로소프트의 MS리서치센터 등과 함께 세계 AI 연구를 선도하는 세계 4대 연구소다. 2013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연구소 50'에 이름을 올렸다.

◆ 구글·페이스북의 프랑스 투자, EU의 규제 잠재우기용?

여기서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이 프랑스를 비롯한 EU 소속 국가로부터 조세 회피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프랑스는 EU 국가 중에서도 글로벌 기업에 대한 과세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금 단속 선두주자'라고 불린다. 그는 글로벌 IT 기업이 아일랜드, 룩셈부르크의 세율이 아닌 EU 각국에서 발생한 매출에 기반을 둬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구글은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정부와 세금 납부 불이행에 따른 벌금 규모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구글은 유럽 전역에서 검색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만, 유럽 본부는 유럽 국가 중 법인세가 가장 낮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다. 법인세 납부를 최대한 피하기 위한 편법인 셈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에서 140여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진과 만나 자신의 친기업 정책을 홍보하는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를 열었다. 위 그림은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 로고. / 트위터 갈무리

프랑스 세무당국은 "구글은 프랑스에서 상업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부가 매긴 법인세를 미납했다"며 11억1000만유로(1조4634억7950만원)의 벌금을 내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파리 행정 법원은 지난해 7월 "구글의 광고 판매 사업은 프랑스에서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부와 구글이 벌이고 있는 법인세 논쟁에서 구글 편에 섰다.

프랑스 법원의 판결로 구글은 급한 불을 껐지만, EU와 소속 국가의 압박은 이어지고 있다. EU는 지난해 7월 구글이 온라인 검색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업체에 피해를 줬다며 24억2000만유로(3조1906억4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이탈리아 세무당국은 2017년 초 구글로부터 3억600만유로(4034억4570만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또한, 프랑스와 독일은 글로벌 IT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강력한 세제 개편안 마련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투자를 두고 구글이 프랑스에 대한 투자를 발표하며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마크롱 정부의 성장 정책을 지원하면서 세금 압박을 멈춰달라고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팀 쿡 애플 CEO를 만났을 당시에도 주요 외신은 "최근 불거진 세금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페이스북의 셈법 역시 구글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5월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 정보보호 규칙을 위반했다며 15만유로(1억9762만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프랑스 정보보호당국인 정보자유국가위원회(CNIL)는 네델란드, 벨기에 정보보호당국과 지난 2년간 페이스북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페이스북이 광고를 위해 프랑스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용자의 인터넷 검색 경로를 추적하는 등 정보보호법 6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여기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부터 불거진 '가짜 뉴스' 논란으로 유럽에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EU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업체가 자사의 플랫폼에 불법 콘텐츠가 올라오지 못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당시 베라 유로바 EU 사법부 장관은 "페이스북이 증오를 표현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라며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는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뒤 브뤼셀을 찾을 예정이다. 샌드버그 COO는 2020년까지 100만명의 유럽 근로자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즉, 각종 투자안을 내놓으며 유럽의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에 대해 "사람을 고용하고 투자하는 식의 상향식 접근법은 정부에 로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평가했다.

◆ 경제부 장관 출신 마크롱, 기술·벤처 육성 임기 내내 강조할 듯

마크롱 대통령은 2014년 8월부터 2년 동안 올랑드 정부의 경제부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벤처기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3년 시작한 프랑스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 정신을 이어받아 2015년 벤처기업 경연대회 '프렌치 테크 티켓' 행사를 열었다. 프랑스 정부는 IT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이 대회에서 선발된 기업 구성원에게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혜택을 부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트위터 갈무리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세계 최대 규모의 벤처기업 육성 시설 '스테이션 F'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최대 1000개의 벤처기업을 수용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아마존・MS를 비롯해 네이버 자회사 라인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여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한 지 한 달만인 지난해 7월 100억유로(13조1845억원) 규모의 벤처기업 지원 펀드를 조성했다. 또한, 기술 인력이 간단한 심사만 거치면 최장 4년 동안 프랑스에서 일하고 체류하게 허용해 주는 '재능 비자(talent passport)'를 도입했다. 재능 비자를 발급받으면 프랑스 정부가 이주 비용 일부와 사무실을 제공한다.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IT 부흥 정책은 숫자로 효과가 입증되기 시작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3분기까지 프랑스 내 IT 기업은 15억달러(1조6020억원)를 유치했고, 투자 건수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사이에 71% 증가하며 유럽 내 1위를 달성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는 인공지능, 생명공학, 사물인터넷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전문 기술력을 키웠고,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공식 블로그에 "디지털 기술 분야의 챔피언이 되길 원하는 프랑스의 발전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며 "프랑스는 최고의 엔지니어, 기업가, 세계 최고의 교육 시스템, 훌륭한 인프라 등 성공하기 위한 모든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 맥더멋 SAP 사장은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 후 "프랑스의 기업 정신에는 사업 모델에 혁신을 가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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