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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는 경차 시장 위축, 돌파구 없나?...혜택 축소 vs 기준 확대

입력 : 2018.02.07 11:23:18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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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시장규모가 매년 줄고 있다. 취득세와 채권 매입 면제, 유류세 환급, 고속도로 통행료, 공영주차장 할인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혜택이 있음에도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제품 선택권이 3종에 제한된 극도로 경직된 시장 구조와 이에 따른 가격 상승, 소형 SUV라는 대체재의 등장 등이 이유로 꼽힌다.

▲한국GM 쉐보레 스파크. / 쉐보레 홈페이지 갈무리

각 자동차 회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경차 시장규모는 13만6972대로 17만2049대를 기록한 2016년과 비교해 무려 20.4% 줄었다. 2016년 기록 역시 2015년 17만3418대보다 0.8% 위축됐고, 2015년은 2014년 18만6702대에 비해 7.1% 하락해 매년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국내 경차 시장은 각종 혜택 덕분에 경기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꾸준하게 영역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 경차에 주어진 혜택은 취득세와 공채 의무구입 면제, 도로 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 할인 등이다. 또 '경제적인 차'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연간 12만원의 유류세 환급을 실시한다. 배기량으로 책정되는 자동차세는 cc당 80원으로 저렴하다. 지하철 환승주차장은 80% 할인하며, 서울시에 자동차 요일제 가입을 할 필요도 없다.

현재 국내 경차 규격은 배기량 1000cc 미만, 길이 3600mm, 너비 1600mm, 높이 2000mm이하를 모두 만족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경차는 현재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 뿐이다. 다마스와 라보 등 경상용차도 존재한다.

경차 선택지가 다른 차급에 비해 적은 이유는 강력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개발에 따른 영업이익이 낮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경차 개발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충돌 안전성이나 편의장비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요구로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상품성과 제품력을 높이면서 가파른 가격 인상을 키워왔다.

경차 제작사는 가격 인상을 합리화하기 위해 '고급화'를 내세웠고, 경차에 상위 차급에서나 어울리는 ADAS, 버튼 시동 스마트키 등 다양한 편의장비를 적용했다. 실제 일부 경차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모두 포함하면 가격이 준중형차에 버금갈 정도다.

경차 시장이 위축된 요인으로는 경직성도 한몫했다. 경상용차를 제외한 경차는 단 3종으로 그들만의 리그에서 굳이 가격 경쟁을 펼칠 이유가 없는 것. 모닝이 아니면 스파크, 스파크가 아니면 모닝, 실용성을 생각하면 레이인 식이다. 제한된 규격과 시장성으로 제품 추가도 향후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한쪽이 가격을 올리면 경쟁 브랜드는 웃음을 짓는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기아차 모닝. / 기아차 홈페이지 갈무리

따라서 최근의 경차 시장 침체를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친환경차를 제외하고 어느 차급도 경차 만큼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 시장이 줄고 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SUV 시장의 경우 차급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새 제품이 등장하고, 시장을 넓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두가지 방편이 거론되고 있다. 바로 경차 기준 확대와 소형차 지원 등이다.

전자는 다양한 해외 제품의 출시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높다. 실제 르노삼성의 경우 르노 트위고라는 경차 출시를 검토했다가 규격 문제로 취소한 일이 있다. 폭스바겐 업!도 대표적이다. 피아트 500의 경우 유럽에서는 경차 대우인데, 국내에서는 경차 혜택을 포기하고, 1.2리터 엔진을 얹는다. 혜택이 없으니 판매량은 미미하다.

소형차에 경차 혜택의 일부를 부여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차의 대체재로 소형차 카테고리를 키워주자는 의견이다. 소형차는 실용성과 배출가스 면에서 경차보다 낫고, 가격이 비슷하다. 그러나 경차에 비해 비싼 세금이 문제다. 소형차를 사느니, 돈을 보태서 준중형차를 산다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때문에 경차의 혜택 일부를 소형차로 돌리면 소형차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경차 가격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경차를 생산·판매하는 회사의 입장이다. 경차 기준이 완화되거나 혜택에 변화가 생기면 그나마 확보해 온 시장을 더 잃을 여지가 커서다. 지금까지 들여온 개발 비용도 모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 뻔하다. 국산차 한 관계자는 "지금도 경차를 팔기 위해서 들이는 돈이 만만치 않은데, 만약 혜택이 없어지거나 경쟁 차종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경차를 포기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재용 자동차미래산업연구소 소장은 "경차 시장의 경직성과 가격 인상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를 볼모로 경차 가격은 가파르게 늘었지만 혜택 축소나 기준 확대에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제조사의 이중 잣대 행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시장을 열어 건전한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 소비자에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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