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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알리바바를 꿈꾼다”…미트박스, 기술과 온오프 통합으로 신유통 혁명 꿈꿔

입력 : 2018.03.07 09:05:02


유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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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박스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알리바바다. 미트박스의 미래는 단순 커머스(Commerce)가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금융은 물론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다."

설립 4년차 스타트업인 글로벌네트웍스의 서영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IT조선과 만나 야심 찬 사업 목표를 밝혔다.

▲서영직 글로벌네트웍스 최고경영자. / 글로벌네트웍스 제공

글로벌네트웍스는 축산물 유통 플랫폼인 미트박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미트박스는 육류 수입·가공업자와 식당·정육점 등을 연결해주는 직거래 사이트다. 중간 유통 과정이 줄어드는 만큼 고기값이 일반 도매가 대비 10~30% 저렴하다.

서 사장은 "기존에는 중간 유통 시장에 불합리한 거래 관행이 많아 창고에 쌓인 고기를 소유주만 바꿔가며 가격을 높이거나 재고도 없는 고기를 가짜로 판매하는 경우도 잦았다"며 "이는 소비자가 비싼 가격에 고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사업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축산물 가격 정보는 물론 정확한 유통경로 등도 전혀 수집·공개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트박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미트박스가 등장한 지 4년째 되자 고기 유통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이 감지된다. 원생산자와 고기집 사장을 바로 연결해주자 고기값이 낮아졌고, 그동안 몰랐던 고기 관련 시세 정보가 공개됐다. 육류의 품질이 향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트박스는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고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원재료를 공급하다보니 회원이 늘고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기업 초기 10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5년 89억원, 2016년 352억원, 2017년 875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가능성 덕분에 과감한 투자도 이어졌다. 이 회사는 최근 1년 사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4개 벤처캐피털(VC)로부터 110억원을 투자받았다. 여기에 미트박스는 정부조차 갖고 있지 않은 고급 정보를 손에 넣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하지 못하던 축산 유통 정보는 물론 가격 등의 데이터를 쌓은 것이다.

서 사장은 "정부가 갖고 있는 데이터는 전수조사를 통한 데이터가 아닌 표본조사의 결과물이다"며 "미트박스는 축산물이 어떻게 유통되고 어떤 식으로 소비가 이뤄지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 미국 블룸버그처럼 고급 시황분석, 시세 예측 리포트 등 추가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 미트박스가 한국형 알리바바를 목표 하는 이유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대표주자를 꼽으라면 대다수는 아마존으로 꼽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서 사장은 아마존이 아닌 알리바바를 경쟁상대로 꼽는다. 다소 의아스럽지만 아마존과 쌍벽을 이루는 알리바바의 시장 전략을 보면 서 사장 생각에 공감이 간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각각 미국과 중국의 온라인 유통 절대 강자다. 두 기업은 테크놀로지와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새로운 유통 경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마치 쌍둥이 같은 두 회사는 성장전략과 철학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마존이 강력한 중앙집권적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반면 알리바바는 탈중앙화된 생태계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아마존은 모든 서비스에 있어 누가 고객이고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따진다. 고객 니즈가 선행이고 기술 개발은 그 후다.

알리바바도 소비자를 강조한다. 하지만 우선 순위는 파트너에 둔다. 알리바바와 관계를 맺은 모든 이들과 함께 이익을 취하는 구조다. 알리바바가 상품 등록·주문·결제·배송으로 이어지는 온라인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을 들이는 한편 유통 생태계가 잘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이유다.

▲기존 유통 구조와 미트박스 유통 구조의 차이. / 글로벌네트웍스 제공

미트박스 역시 소비자와 원생산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기존 5단계쯤에 걸쳐있던 유통 과정을 줄여 유통 마진을 없앴다. 그렇게 줄인 비용이 20%를 훌쩍 넘는다. 이를 원생산자와 구매자에게 각각 분배한다. 미트박스가 중간 수수료를 받기는 하지만 총합으로 따지면 생산자·구매자·미트박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유통업자가 배제됐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국내 축산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영직 사장은 "대한민국 축산 시장에서 기업간거래(B2B)가 차지하는 규모가 연간 13조원에 이른다"며 "여기에 B2C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2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또 "미트박스가 이 중 1조 시장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시장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다만 하나의 가능성 또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트박스 플랫폼 사업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트박스 물류창고 모습. / 글로벌네트웍스 제공

미트박스는 물류 시스템에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집하와 배송으로 나뉘는 물류를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하면 성공 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서 서장의 판단이다. 미트박스는 집하에 직접 투자를 진행해 역량을 강화하고 배송은 파트너를 활용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 사장은 "집하와 배송을 다 같이 하려고 하면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집하에 직접 투자해 거점을 강화하고 배송은 파트너를 통해 네트워크 망을 연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 특허, 블록체인, 금융업 등 사업 확대 가능성 ↑

미트박스가 특히 집하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존 축산업의 유통구조와 연결된다는 점 때문이다. 축산농가에서 생산된 고기는 상자에 담겨 창고로 모인다. 중간 유통상이 창고로 모여 축산농가나 원수입자로부터 고기를 수십여톤에서 수백톤까지 산 다음, 전국 곳곳에서 활동하는 중간 유통상에게 쪼개 판다. 지방에 있는 중간 유통상은 그렇게 산 물량을 더 작은 단위로 나눠 소매 유통상들에게 나눈다. 이런 과정이 서너번을 거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축산물은 옮겨다니지 않는다. 서류상으로만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즉, 축산농가나 원수입자 입장에서는 축산물이 어느 창고로 가는지 중요하지 않다. 서 사장은 물류 종합 집하장을 만들어 이 수요까지 잡겠다는 판단이다.

창고에 재고가 쌓이면 이를 효과적으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빠르게 배송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미트박스는 이를 해결하기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 대량 입고 상품을 소량으로 쪼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미트박스는 이런 프로세스 자체로 특허를 받았다. 미트박스 특허는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국가에서 출원됐다.

서 사장은 "기존 창고 시스템은 키로당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박스를 한번 해체했다가 다시 포장을 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다품종 거래가 어렵다"며 "하지만 미트박스는 기술 특허를 통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술 매커니즘을 선점했기 때문에 비슷한 방식을 추진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는 특허 수익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쌓아놓은 축산물은 동산으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미트박스가 금융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서 사장은 "창고에 쌓인 재고를 바탕으로 판매자는 P2P 대출을 할 수 있다"며 "핀테크 및 은행권에서도 이 모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테스트 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미트박스는 블록체인과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그리고 결제시스템 '미트페이'까지 발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영직 사장은 "블록체인은 생산물 이력관리와 지급결제 서비스에서 핵심이 되는 기술이다"라며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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